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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류진운 지음, 김태성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이런 제목의 소설도 있구나.’ 하고 집어든 책이다. 작가 프로필에 『닭털 같은 나날』이 지은 책으로 나와 있었다. 분명히 황석영이 극찬하여 읽은 책인데, 작가는 낯설었다. 다시 확인해 보니 이해가 되었다. 『닭털 같은 나날』에서는 류전운으로 되어 있었다. 외래어 표기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약간 혼동이 있었다.
핸드폰의 부정적인 요소인 단순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상당히 시사적이면서 대중적이다. 특히 한 번 이 책을 집어 들면 가독성이 강하여 연일 제쳐두고 끝까지 읽어야 한다. ‘위화’와 ‘쑤퉁’에 버금가는 글발과 위트, 재치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고나 할까.
크게 세 부분으로 된 연작이 서로 비교되면서 ‘말의 역사와 핸드폰’을 풀어 나간다. 이 소설의 가장 많은 주된 내용은 어느 방송국의 토크쇼 사회자인 엔셔우이의 핸드폰이 사건을 주도해 나간다. 아니 ‘말’이 문명의 이기인 핸드폰을 통해서 어떻게 분란을 일으키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주인공 옌셔우이의 할아버지는 ‘결혼하러 고향으로 오라는 당시의 아버지의 말’을 2년 만에 듣게 된다. 앞선 전달자는 말을 전하고 불행하게 죽고, 또 죽고 하여 3단계의 사람을 거쳐서 결혼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는 것이다. 불과 몇 분과 2년의 차이가 핸드폰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망설이게 한다.
옌셔우이는 핸드폰이 여자를 후리는데 편리성 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을 인해 파멸의 길에 들어선다. 글쎄, 이것도 이 책이 주는 효용론이라기에는 좀 그렇지만, 즉흥적이고 일회적인 사랑은 하지도 말고, 편리성만을 고려하여 핸드폰에 의지하다가는 꼼짝없는 물증으로 박살나는 수가 있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