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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토미 히데요시 1
사카이야 다이치 지음, 임희선 옮김 / 가야넷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일개 바늘 장수에서 전국시대 최고의 수장 자리에 오르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일명 ‘원숭이’로 불리던 히데요시는 빈약한 외모와 어느 것 하나 자신의 출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일본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우연인가 아니면 그의 뛰어난 성실성과 지략 때문인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소설을 통해서 만난 것은 야마오카 소하치가의 『대망』과 『도쿠카와 이에야스』이다. 다 같은 작가의 같은 내용이지만 전자는 동서문화사로(권 당 600-700쪽) 12권, 후자는 솔 출판사로 무려 32권짜리이다. 이 엄청난 분량의 책이 지루하지 않았던 기억으로 현재도 남아 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 책이 주는 감동과 흡입력 때문이리라.
유년기 때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한자로 『大望』이라는 제목의 수십 권의 책이 세트로 먼지가 쌓여 놓여 있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때는 저 책이 뭐 길래 저렇게 많은 권수로, 많은 집에서 보관하고 있을까 의문을 가졌었다.
야마오카 소하치의 이 책에서 히데요시를 다룬 것은 전체 분량에서 절반을 약간 미치지 않나 생각한다. 히데요시가 오다 노부나가로 부터 권력을 물려받는 과정과 자식인지 아닌지 모호한 그의 후계자 히데요리가 동굴에서 최후를 마침으로서 히데요시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노부나가와 히데요시, 이에야스의 성격과 통치 스타일을 규정지을 때 흔히 인용하는 것이 ‘저 새를 어떻게든 울게 하라’ 의 일화이다.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 까지 끝까지 기다리고, 히데요시는 새를 달래고 얼러서 울게 만든다는 것이다. 히데요시를 임진왜란 개념으로 말하면 잔꾀에 능한 것이고,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지략이 뛰어난 것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1』에서의 표제 제목이 ‘노부나가에게서 야망을 배우다’ 이다. 그런데 히데요시가 본인의 타고난 능력과 더불어 노부나가로부터 이 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야망 등 여러 면에서 배웠겠지만, 운도 많이 그의 편에 섰다고 본다. 영웅은 하늘이 낸다는 말도 있지만, 히데요시의 냉철한 판단력과 그의 타고난 운대가 상승 작용을 하여 최고의 권좌에 오르게 만든 것이다. 과격한 성향으로 평가되는 노부나가가 전투에서 많은 공을 세운 자신의 유력한 부하를 무시하다가 반역의 칼을 맞게 된다. 물론 불 속에서 자결로 마무리 짓지만 말이다. 마치 박정희가 자기가 가장 아끼던 김재규의 총을 맞고 죽듯이 측근에 의해서 화를 당한 것이다.
지략과 정보력에 뛰어난 히데요시는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해서 혼란을 수습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전두환이가 자기 패거리와 정보를 이용하여 혼란 속의 우리나라를 탈취하듯이. 히데요시와 전두환이는 그 과정과 정당성에 있어서 거리가 많지만 결과는 똑 같다.
이 책 1권에서는 히데요시의 특별한 활약상은 많이 나오지 않고, 후반부에서 그가 노부다가에게 약간 어필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의 단점인 낮은 신분을 이용하여 필요한 사람에게 납작 엎드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눈에 들어오는 정도다. 그리고 성을 정리하는데 도급제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여 공기를 앞당겼다는 것도 그 당시로 보면 뛰어난 지략이라 볼 수 있다. 계속하여 2권을 읽으면, 배신의 칼이 난무하고 사활을 건 물리고 물리는 전투의 명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는 것이, 어제가 오늘 같고 별 변화 없이 활기가 없을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