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1
할런 코벤 지음, 이창식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평화로운 아침에 외과의사 마크 사이드먼의 가족은 총탄 세례를 받는다. 마크 사이드먼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의 아내는 벌거벗은 채로 살해된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마지막까지 생사를 넘나드는 구출작전을 전개하게 한, 그의 6개월 된 딸 타라가 실종된다.
 
  할런 코벤의 <단 한 번의 시선>을 읽은 기억이 난다. 아니 읽어 치웠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그때도 이 책 『마지막 기회』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과감히 밀어붙이는 빠른 전개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여러 장치로 밤을 꼬박 새워 책을 붙들고 있게 만들었다.

 동서양이 자기 분식인 자식을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리고 자신의 모든 카드를 과감히 던지는 것은 마찬가지인가 보다. 마크 사이드먼은 딸 타라의 납치범과의 싸움에서 많은 부상을 당하고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다. 압권은 중상으로 병원에서 입원해 있다가, 타라를 찾을 수 있는 정보를 입수하고 나서 자신의 몸에 부착된  모든 의료장치를 떼어내고 몰래 진통제를 먹으면서 딸을 위해 출동하는 것이다. 눈물겨운 부성애가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이 소설에는 각각의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마크 사이드먼과 12년 동안 같이 학교에 다니면서 말 한 마디 나눈 적이 없는 디나 레빈스키는 좀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극심한 왕 따로 인하여 그녀는 황폐해진 정신을 가진 정상인이 아니다. 독자는 그녀를 용의자로 올려놓고 읽을 수밖에 없다. 마크의 옛날 애인 레이첼 밀스도 그를 돕고는 있지만 과거를 보복하기 위해서 타라를 숨겨놓고, 의뭉을 떠는 것이 아닌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의심이 가시지 않았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빠른 전개와 역동적인 구성으로,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인생이 무료하다고 느꼈을 때나. 골치 아픈 일상사로 사는 것이 힘들 때,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어차피 우리 인간사 어려움의 절반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니, 이런 흥미 있는 책으로 시간과 싸워가며 위기를 넘기면 될 것이다.

약간 아쉬웠던 점은 몇 가지 면에서 너무 우연성이 가미되었다는 것과 어느 부분에서는 인물들 간의 필연성과 개연성이 좀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납치범의 중요 용의자 남녀를 우연히 만난 번 데이턴이 해결한다든지, 디나 레빈스키와 모니카의 관계도 애매해 보였다. 디나 레빈스키와 모니카는 만난적도 없으면서 서로 공감을 하고 중요한 개인적 비밀 일을 상의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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