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호텔은 모두 ‘하, 추, 춘, 동’의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2권 ‘추’를 읽었다. 1권과 장소와 주요 등장인물은 같지만, 새로운 사건으로 부수적 인물이 약간 교체 되면서 시작된다. 옴니버스 소설의 성격을 띤 연작으로 보면 틀림없다. 1권에서 언급했듯이 나카조는 빤스를 만드는 나의(조폭 소설 작가 ‘기도 고노스케’) 아버지에게 용돈을 타 쓰고 온갖 못된 짓만 하던 삼촌이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공장의 젊은 공원들과 나쁜 짓만 골라서하고 다니던 삼촌은 나의 생모(자신의 형수)를 젊은 놈팡이 공원과 도망치게 한다. 나의 생모와 도망친 구로다는 기도 조폭의 젊은 두령으로 삼촌 호텔의 부지배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버림 받은 나는 아버지의 재혼 상대였던 도미에의 손에 자라 삐딱한 소설가가 된다. 나중에 조폭 소설로 인기 작가가 되는 것은 아이러니 하다. 아무튼 2권에서도 삼촌의 소유 ‘오쿠유모토 수국 호텔’에서 벌어지는 코믹하고 한편으로는 마음을 졸이게 하는 이야기는 계속된다. 이 호텔은 마이너들의 집합 장소이다. 젊음을 바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파산하고 실직한 일가족이 자살 직전, 마지막 여행 장소로 이 호텔에 투숙한다. 이런 부류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즉 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아웃사이더들의 슬프고 고된 삶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웃기는 것은 이런 어려움이 있는 인물들을 조폭들이 카운슬링해서 주제넘게도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오랜 징역 생활을 끝내고 사바세계로 돌아온 사내들은 파티를 열어 주고 직장을 알선해 준다. 또 세상의 눈을 피해 이 호텔로 숨어들어온 유랑자들은 온천 탕에서 등을 밀어 주고 위무해 주는 것이다. 특히 2권에서는 경찰들이 휴식 차 대거 투숙하여 호텔 직원들과 잘못된 만남을 가지게 된다. 위기일발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을 내맡기면서 와타나베(40년 근무의 별 볼일 없는 순사)는 묘하게도 확신에 찬 상상을 해 보았다. 이 특이한 야쿠자는 어쩌면 늘 이렇게 손님들의 때를 밀어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고생이란 건 말일세 어차피 혼자 짊어지고 갈 수 밖에 없는 게 아닐까 싶어. 남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손이 닿지 않는 등을 이렇게 밀어주는 것뿐이라네. 와타나베 정말 고생이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