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나 스티븐 킹 답지 않은 또 다른 소설

리시 이야기 1 ㅣ 밀리언셀러 클럽 67
스티븐 킹 지음, 김시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7월

종나 스티븐 킹답지 않은 소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리시(Lisey)이다. 스콧 랜던이라는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의 부인이다. 누구나 이 소설을 읽자마자 감을 잡겠지만, 바로 스티븐 킹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 짐작이 갔다. 이 소설이 약간의 변형과 과장으로 이끌어 가지만, 큰 틀에서 보면 바로 그의 자전적 소설이다. 그의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소개된, 자신의 불우했던 청소년 시절과 그의 어머니의 따뜻한 격려의 가족애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야기 속의 작가 스콧이 죽은 지 2주년이라는 설정 하에, 스콧의 부인인 리시가 그를 회고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스티븐 킹 답지 않은 애정과 갈등의 내용이 전개된다.  전율과 공포 소설에서 사랑과 구원이라는 이야기로 방향을 틀은 스티븐 킹은 이 소설에서도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이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는 신문 서평과 작가의 명성에 기대어 덥석 선택했었다.  그런데 처음 부분이 밋밋한 내용으로 일관하여 책 더미 사이로 던져 버렸었다. 다시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읽다보니 익숙해지고 집중할 수가 있었다.

유명 작가의 미망인이 된 리시는 가족 문제와 남편의 광적인 팬 때문에 고전한다. 남편 스콧의 유고를 노리는 자는 마침내 협박으로 일관하고, 리시는 충격 속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마치 스티븐 킹의 ‘미저리’에서 한 인기 작가가 열렬한 팬에게 감금당하여 목숨까지 잃을 것 같은 장면이 있는데, 이런 구도와 비슷했다.

‘종나’ ‘가죽이기다’ 등 사전에도 안나오는 말이 나와 있어, 오자로 간주했었다.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문맥을 통해서 보니 그것이 오자가 아니라 작가가 만들어 낸 말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가죽이기다’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나중에야 ‘가죽을 무두질하는 것’ 정도로 이해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2권에서 ‘부야문’이라는 환상적 공간에 대한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