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수프 - 무라카미 류 걸작선
무라카미 류 지음, 정태원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능 엔터테인먼트에 해당하는 무라카미 류의 책을 오래간만에 읽었다. 그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와 『69』,『코인 로커베이비스』은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았던 작품이었다.

제목도 생소한 『미소 수프』를 친구한테 얻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허가 없는 통역 및 가이드를 하는 ‘겐지’와 미국인‘프랭크’의 만남은 이 소설의 시작 부분에서는 인간적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데 내용이 진행 될수록, 섹스 에니멀 과 돈 벌이를 위한 외설적인 스토리가 계속되었다. 그때부터 점차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일본을 소개하는 우연만한 책에 모두 등장하는 미팅 펍을 프랭크에게 새로운 게임을 소개하듯이 겐지의 설명이 중언부언 계속될 때 책을 던져 버리려고 했다.

일본 가부키쵸의 외국인 연쇄살인사건을 다루었다고 하는데, 프랭크의 술집에서  거기 있던 종업원 및 손님을 살해하는 장면은 끔직스러웠다. 별다른 동기 없는 살인은 과연 퇴폐가 난무하는 일본의 환락가 청소년의 문제를 다룬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내가 보기에는 그랭크는 그냥 악마에 가까운 정신병자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프랭크의 인간에 대한 냉혈적인 감정을 그의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 있는가. 외로워서 사람을 죽였다. 믿기지 않는 기괴스러움 자체였다.

무라카미 류는 표면적인 스토리로 그 작품을 전부라고 이해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을 읽은 경험이 있다. 과연 이 소설도 그렇게 접근해야 되는가. 전문가가 이 작품을 소개한 부분을 읽어 보았다. “ 프랭크란 인물을 통해서 살인 아닌 살인을 하는 내용으로, 살인 장면이 많이 나오는 끔찍한 소설이지만 그것을 통해 돈과 섹스의 퇴폐적 사회에 대한 외침을 표현했다. 퇴폐가 난무하는 일본의 환락가를 그는 청소하고 싶었으리라.”  이 말처럼 퇴폐적인 일본의 어두운 부분을 없애기 위하여 무지막지한 살인을 한 것인가?

미팅 팝인지 술집인지에서 프랭크가 작은 시비로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장면이 17쪽이나 그려져 있다. 마치 작가는 나뭇가지를 꺾고, 칼로 무를 자르듯이 사람을 살상하는 장면을 냉철하게 그리고 있어 끔찍하지만 압권이었다. 아마도 이 부분을 읽다가 토를 할 사람도 많을 것이라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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