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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어느 날 갑자기 배낭을 꾸리고 훌쩍 떠난다. 말이 쉽지 보편적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제약이 많은가. 특히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사표를 내고 여행을 하는 것은 보통 용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같이 노동의 유연성이 없는 곳에서는 더욱더 망설여질 것이다. 전문직이나 자영업이 아니면 꿈으로 끝나기 쉽다.
이 책에서는 “ 단 며칠도 좋으니 여행을 떠나보라 망설일 이유는 없다.”고 하면서 자기 자신을 믿고 배낭을 싸라고 시종일관 설득한다. 그러면서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여행객을 소개한다. 부부가 직장을 과감히 던져 버리고 1년 계획으로 여행 온 것이라든가. 당차게 여자 혼자서 몇 년씩 세계를 주유하는 부분은 내 동생처럼 걱정이 되었다.
그러면, 많은 부분을 어느 면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 그들은 여행을 가는 것일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부분이 명확하게 가슴에 와 닫지 않아서 다시 한 번 뒤적거려 보았다. 하기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책도 읽지는 않았지만 본적이 있으니 그 이유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어느 부부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탈피하러 4년간 꿈꾸어 오는 여행을 결심하고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짐을 싼 여성도 있다. 또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해서도 있고, 내가 모르는 나를 알기 위해서 떠난다는 다소 추상적인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고지식한 나의 생각은 결혼 전에 장기 배낭여행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규정된 사고가 이 책의 내용과 다소 배치된다고 하더라고 가정을 가지고 장기 배낭여행을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큰 희생이 따른다고 본다. 한비야처럼 잘나가던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오지 여행을 하는 것은 부럽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주위의 이 삼 십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장기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몇 번의 패키지 해외여행 경험이 전부인 나에게는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처럼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8박9일도 지루하다고 여행을 거절한 나로서는 이 책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장기 배낭여행은 아니라고 단기 여행 계획을 세워보려 한다. 어차피 인생은 한 번 뿐인 것을 지루하게만 살면 되겠는가.
여담으로 카오산에 이슬라엘 여행자들이 많은데 대부분 무례하다고 질문을 하는 부분이 있다.( 227쪽) 개인을 가지고 그 나라를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한비야의 책에서도 이슬라엘 여행자를 비난하는 글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이슬라엘 사람들은 다혈질이고 싸가지 없는 여행자가 많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