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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스토리 3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2권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와타루는 이를 잘 극복한다. 어려움이 중첩되는 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와타루는 단련되어 간다. 현실에서 게임을 좋아하고 응석받이였던 그가 더욱 의젓해 지고 지혜로워진다. 즉 3권에서는 독자적인 판단과 주체적 행동으로 오히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위기에서 구한다.
아무튼 회오리바람에 휩쓸리어 위기를 탈출 와타루가 도착한 곳은 ‘탄식의 늪’, ‘눈물의 물‘이 존재하는 티어즈 헤븐’이라는 곳이다. “‘비전’의 세계도 인간의 상상력 에너지가 만들어낸 세계라 그런지 현실의 세계와 다를 바 없다.”라고 2권에서 말했는데, 이곳에서 와타루는 상처를 받는다. 즉 어머니가 다나카 리카코에게 아버지를 빼앗기고, 자신의 방 침대 밑으로 숨어들어간 아픈 기억이 있다. 이 곳에서도 와타루는 그의 가정을 그대로 재현하는 가족의 부류를 보고 괴로워한다. 자기와 처지가 동병상련이 사라를 위해 추방된 그녀의 아빠를 만나러 가는 등 적극적이다.
사라의 아빠를 만나러 가서 코미디 같은, 와타루와 진짜 용과의 대면 장면이 나온다. 위험에 처한 용을 구하고 또 우리 고전소설에서도 그렇듯이 용으로부터 귀중한 것을 얻는다. 이것이 앞으로 어느 순간에 그에게 큰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일본에서는 만화로도 나왔다고 하는데, 이 3권에서는 창의적이고 환상적인 다양한 장면이 많이 나와 아마 압권일 것이다. 만화가 있으면 보고 싶다. 국내에도 나왔는지 모르겠다. 사람기둥이라는 이야기 소재도 그럴듯하다. 물론 와타루오 사람기둥에 선택될까봐 전전긍긍하지만 말이다.
비전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이 소재로 등장해서 그렇지 현실 세계와 유사하다. 그래서 와타루는 키키마에게서 큰아버지를 느끼고, 미나를 통해 어머니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는다. “현세도 비전도, 마음은 하나.”(241쪽)라고 말하면서.
역시 와타루는 어린 나이기 때문에 항상 이 소설의 전개 내내 어머니를 지향한다. 물론 그의 여행 목표도 운명의 탑을 통해서 자기 가족의 운명을 되돌려 놓으려 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와타루가 현실 세계로 제한된 시간에 그이 어머니를 병원에서 만난다. 이 장면은 ‘엄마 찾아 삼천리’처럼 마음이 여린 독자는 눈물 없이는 읽기 어려울 것이다.
미야베의 탁월한 글발과 종횡무진의 상상력이 이 책의 흥미를 배가시키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보인다. 그것은 이 소설에서 전개되는 어느 한 사건의 시작과 끝이, 짧아서 그런지 장면이 자주 바뀌어 집중력이 떨어진다. 즉 이왕 판타지로 가는 것, 더 많은 장치와 더 많은 괴기한 자료를 동원하여 위기와 절정의 반전을 취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시원스러우면서도 가슴 저리게 슬픔 이야기, 어린 와타루의 비전 여행 4권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