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이킥(psychic)을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초상적(超常的) 능력 말하는 것으로 한국의 무당이나 샤머니즘에서의 샤먼 등도  이에 속한다고 한다. 이 소설은 사이킥을 가진 청년이 이런 능력을 가짐으로써 겪는 고뇌와 사회에 기여하는 내용을 주제로 한 소설이다.

이 책을 대충 보고, 판타지나 S F 같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상당히 당황했다. 그래도 한 번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니 한 번 읽어  보자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작가의 <이유> 나 <모방범> 과 달리 이 소설은 집중이 잘 안 되었다. 이것은 내 개인의 취향의 문제 일 것이다. <용은 잠들다>를 읽으면서 나의 책읽기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왜 이 작품의 제목이 <용은 잠들다>인가 하는 의문이 풀리게 하는 내용이 나와 있다. “우리는 각자 몸안에 용을 한 마리씩 키우고 있다. 어마어마한 힘을 숨긴, 불가사의한 모습의 잠자는 용을, 그리고 한 번 그 용이 깨어나면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는 일밖에 없다. 부디, 부디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무서운 재앙이 내리는 일이 없기를- 내 안에 있는 용이  부디 나를 지켜주기를- 오로지 그것만을”(본문 481)
 즉 인간은 엄청난 잠재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미리 사이킥 같은 것을 부정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용은 잠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용’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개연성이나 어떤 인과관계가 분명한 책만 읽으려고 하지 말고 비현실적 내용의 책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그래야 현재 실현 불가능한 것도 더 발견하고 발전시킬 것이 아닌가. 주로 판타지 책이라도 많이 읽은 아이들이 대입 수능 언어영역 시험에서 점수가 많이 나오는 것을 종종 본다. 어휘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언어 센스, 감각이 향상되었기 때문으로 본다.

  아무튼 이 소설은 잡지사 기자 ‘고사카 쇼고’가 태풍이 오는 도로를 지나다가 히치하이커 소년을 차에 태우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소년을 흘러가는 생각을 잡아서 다른 사람을 스캔하는 초능력자다. 이 ‘신지’라는 소년 외에 ‘오다 나오야’라는 청년도 역시 초능력자다. 이 소설의 말미에서 이야기가 긴박하게 돌아가는데 ‘오다 나오야’가 초능력을 통해 ‘고사카’의 전 약혼자를 구해내고 자기는 죽는다. 즉 그는 초능력을 ‘유리 겔러’라는 사기꾼 마냥  숟가락 구부리는데 쓰지 않았다. 초능력을 선한 일을 하는데 사용하여 무고한 시민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다른 이의 마음을 스캔하는 초능력을 가졌다고 했을 때 역시 반대급부인 부작용이 따르는가 보다. 이 작품에서 신지가 성 관계를 하는데, 여자 친구가 마음속으로는 ‘싫어 싫어’하는 것을 읽고 그만 두어 버린다. 인간은 모를 것은 알지 못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다.


  이 소설은 초능력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초능력에 의해서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지 않는다. 화자인 ‘고사카’와 동료 ‘이코마’의 일본 고전을 빗댄 흥미 있는 대화와 ‘고사카’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가나코’등이 작가 특유의 뚝심으로 그려내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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