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동아일보 기자를 지낸 홍은택의 책 <<불루 아메리카를 찾아서>>를 읽고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미국을 자전거로 2005년 5월 26일부터 8월 13일까지 여행한 기록이다. 한편으로는 놀라웠고 부러웠다. 자기가 하고 싶은 여행을 할 수 있는 자유가 한없이 부러웠고, 그의 미국을 횡단할 때의 집중력과 집념에 대해서 감탄했다.

그의 책 서문에서도 짐작할 수 있지만, 미국은 중국만큼이나 광대무변한 땅덩어리를 가진, 우리 남한의 105배 정도의 매우 큰 나라이다. 그가 미국을 횡단할 때 펑크는 열한 번 났고, 나를 추격해온 개는 100마리쯤, 여름철이었지만 영하 1도에서 영상 43도까지의 온도와 시간대가 다섯 번 바뀌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여행 도중 그의 표현을 빌자면 여러 자전거 여행 동지를 만난다. 그가 그랜트 빌리지에서 만난 스위스 사람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출발해 남아메리카의 끝 아르헨티나까지 갈 예정이라고 한다. 엔지니어링 회사의 중역으로 일하다가 이번 여행을 위해 퇴사했다. 3년간 주유천하할 예정이라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중역으로 더 일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쓰지도 못할 돈을 벌어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여행할 만한 충분한 돈이 있다." 삶을 대하는 사고방식이 우리와 판이하게 다르다. 우리는 너무 오직 더가지기 위해서 우리의 인생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스페인의 카를로스 형제는 아프리카와 아랍, 중국, 동남아시아를 거쳐 미국으로 와 자전거 여행 중이다. 그들은 공무원인데, 그 나라는 5년 근무하면 무급으로 5년간의 휴가를 쓸 수 있다고 한다. 그것도 그들이 고위 공무원이 아닌 가로청소원, 도로포장 인부라고 한다. 자전거로 여행하면 돈이 별로 들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가? 아니면 사회보장 제도가 잘 되어 있어 노후 준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인가? 우리가 너무 소심하고 성숙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가지지 아니하면 불안하고,잠 못 이루며 옹졸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남편은 치과의사, 부인 바바라는 간호학과 교수 부부는 91세인 어머니와 함께 RV를 대놓고 한 달 동안 자연 속에 푹 파묻혀 지낸다. 해리는 수채화를 그리고 바바라는 로가 강에서 플라이 낚시를 한다. 작가 표현대로 그림같은 삶이다. 그 차가 1억 원 정도 한다고 하니 돈이 좀 들기는 하겠지만 여유롭고 낙천적인 삶인 것만은 틀림없다. 뉴질랜드 해상 배위에서 10년 동안 두 아이를 키우고 미국 남자에게 반해서 미국으로 건너와 살고 있는 질리언의 삶도 특이하다.

어제 티브이에서 운동중독이라는 프로를 본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것은 어는 정도 긍정적 중독이리라.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운동 마니아의 일화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영혼의 고양을 하는 사람 스리 친모아, 마라톤 팀은 해마다 경주를 주최하는데, 그 경주 거리가 4960킬로미터이다. 그 거리면 캘리포니아주에서 플로리다주까지 미국 남쪽을 횡단할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뉴욕 시내에 길 하나를 정해놓고 5649번 정도, 그것도 콘크리트 길을 왕복한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주자들은 경주가 아니라 자기 안으로 향하는 여행이다. 같은 길을 왕복할수록 자기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결승선의 끝에 마음의 평화가 있다고 한다. 이것 말고도 그들은 다양하게 몸을 괴롭히는 행사를 한다고 한다.

필자의 주장은 우리 몸은 진화한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운동이 신성까지 인도하는지는 몰라도, 몸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퍼내는 펌프질은 맞다. 두뇌 세포의 10퍼센트도 못쓰고 죽는 것처럼 우리가 얼마나 많은 몸의 가능성을 사장하고 사는지를 운동은 일깨워준다." 그렇다 우리 인간의 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노력과 신념만 있다면 꼭 이룰 수 있는 일이 많다. 추격해 오는 100마리쯤의 개를 쫓으면서 끝없이 페달을 밟아 어떤 성취감을 느끼며 여행하는 필자처럼 못 이룰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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