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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윈도 ㅣ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2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2월
평점 :
추리 소설을 별로 보지 않았는데, 그래도 존 그리샴의 법정 추리 소설은 거의 읽어 보았다. 한 13권 정도, 장정일의 독서일기에서 소개 받고부터 였다. 작가의 전공을 통한 전문적 지식을 활용한 것으로 아주 실감나고 재미 있었다.
<<하이 윈도>>의 초반을 읽으면서 뭐 이런 책이 있나하고 의문을 가졌다. 거치른 번역 같아 보였고 미숙해서 그런지 작품의 줄거리를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 사건 중심의 추리 소설처럼 덤벙덤벙 대들 수 있는 책이 아닌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물이나 거리, 인물, 공간 등의 묘사는 매우 뛰어나다. 현미경을 들이 대듯이 자세하고 치밀하다.
이 소설은 엘리자베스 브라이튼 머독 부인은 잃어버린 '브라셔 더불룬'이라는 금화를 분실하고, 이것을 찾으려 필립 마로에게 의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머독 부인은 전형적인 부패하고, 부도덕한 상류층을 대변하는 부정적인 인물이다. 자기 이익을 위하여 멀 데이비스에게 자기가 저지른 살인죄를 뒤집어 씌워 이 여자를 말로가 구출할 때까지 오랫동안 파멸로 이르게 만든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불쌍한 멀을 협박하고 인질범으로 다룬다. 여기서 따뜻한 휴매니티의 말로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의 해설을 보니 저자 챈들러의 스타일을 계승한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폴 오스터라니 이 부분을 수긍하기 어려운 것은 나의 독서력이 부족함에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이 30-40년대를 배경을 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나는 엘리베이터를 오라타고 8층에 간다고 말했다. 노인은 낑낑대며 문을 닫고서는 고물 엘리베이터의 기중기를 돌렸다. 우리는 비틀비틀 위로 올라갔다. 노인은 마치 등에 엘리베이터를 지고 올라가기라도 하는 것처럼 헉헉거렸다."(86P) 라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이런 문장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자주 보인다. 내가 잘못 아는 건지.
" 그렇지만 나도 지레짐작으로 때려 맞춘 건 아니오. 작은 벌레가 내가 말해줬지. 아주 단순한 정원의 벌레가 말야. (40P)
"그는 외상 내역을 받아 적는 것을 잊어버리곤 했고, 다른 정부에 받아 적기도 했는데 어떤 고객들은 그의 실수를 바로잡아주기도 했지만 다른 ------" (172P)
"하지만 내가 어머니는 재스퍼 머독의 유언을 어기지 않고서는 금화를 팔 수가 없고, 내가 어머니에게 동전의 소재를 말하면 어머니는 경찰을 불러 당신을 조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더니 그는 약간 순수해졌소."(231P)
이 책은 추리소설의 특성상 후반으로 갈수록 흥미진진하다. 챈들러의 또 다른 책 <<빅슬립>>을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