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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을 훔치다 - 우리시대 프로메테우스 18인의 행복한 책 이야기
반칠환 지음, 홍승진 사진 / 평단(평단문화사)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명사들의 인터뷰를 글로 옮긴 반칠환은 자연과 교감하며 성장한 자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는 동요를 듣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인터뷰를 당하는 명사들의 책에 대한 절심함은 울림이 크게 들리게 만든다. " 독서는 나를 찾아가는 독도법" 이다
영문학자 장영희 - 저자는 장샘을 광대한 독서로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내 생각에는 장샘이 다독 보다는 나무를 보는 책 읽기를 한 느낌이 든다. <<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어 보면, 원서를 통해 읽었거나, 아니면 번역의 문제로, 아니면 학생들 숙제 내지는 교과 시간의 토론의 주제로 책을 접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이 분은 조선일보에서 보도를 많이 했는데, 독서칼럼인가 무엇인가를 그 신문에 연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몸이 불편하다는 것을 연일 이 신문에서는 써대더니, 요즘 " 암 투병"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좋아한다는 말과 이런 글이 눈에 들어온다. " 대개 작가는 광장에서 불화를 이루지만 골방에서 세계와 소통하는 법이다.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세계를 여행하고, 세계를 경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세계를 경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움직이지 않는 붙박이 영혼이 어디 있으랴만, 그는 타고난 여행가다."(22P)
고도원- 이 분은 방송에 많이 나오셔서 매우 잘 알려져 있다. 매일 흙 속에서 진주를 캐내 듯이 좋은 책을 읽고 감명 깊은 글귀를 일반인에게 배달한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 하기야 요즈음은 "북코치" 니 " One Day One Book One Review ", 3년에 1400권이니 하는 독서 매니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안 읽는 사람은 죽어도 책 안 읽고, 읽는 사람은 겁나게 읽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독서는 밥과 같다. 어제도 먹고 오늘도 밥을 먹듯이, 정신 건강을 위하여 책을 읽어야 한다. 장석주 저서 제목이 " 책은 밥이다."라는 것이 있었는데.
사진가 김홍희와 앵커 백지연, 화가 황주리는 인터뷰 안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김창완과 유인촌은 " 내 인생을 바꾼 책들" 로 했으면 한다.
화가 김점선 - 독특한 방식으로 삶을 사는 분이다. 제목을 생각나지 않지만 언젠가는 그 분 책을 읽어보니 매우 파격적이고 시원스러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터뷰 내용에 박완서의 애기도 몇 번 나오는데, 그 분과 여행도 잘 다니는 절친한 사이라고 한다. 최근에 박완서의 <<그 남자의 집>>을 읽었다고 소개 한다.(71P)감히 그 분은 말한다. "내게 훌륭한 스승이 있었다면 책을 안 읽어도 되었을 것이라고, 그런데 그런 스승이 없으니 책을 읽어야 했다고 한다"."(71P) 과연 그럴까? 훌륭한 스승이 있어도 책은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구절을 붉은 글자로 처리해 놓은 것을 보면 중요한 것인가 본데,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인가?
이어령 - 이 분은 거목이다. 굉장히 넓고 창의적이며 책 한 권을 써도 부족하리 만큼 문학에 조예가 깊다. 20대에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로 히트하고, 대학교수가 되었든가. 내가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흥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요즈음은 디지탈과 아날로그를 합한 이상한 "디지로그"란 말을 가지고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이 분의 애기는 너무 합리적이고 작위적인 냄새가 날 때도 있어 약간 짜증 날 번 한 적이 있다. 아주 교과서적이고 유우머가 없이 너무 잘 맞아 들어간다. 피곤하다. 내가 부족함이리라. 이 분 서가 인터뷰 한 것 많다. 저 번에는 책은 하나도 없이 컴퓨터 3대와 오디오 앞에서 열중하는 사진도 보여준 적도 있다.
장석주- 진정한 독서 매니아이다. 장정일의 저서 필화 사건 이후 오직 책만 읽고 쓰며 살아가고 있다. 이 분이 눈이 희미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책을 열심히 읽겠다는 글을 보고 공감한 적이 있다. 잠자고 밥 먹을 때를 빼고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 보통 하루에 열시간 이상을 서재에서 보낸다는 그의 서가에는 대략 1만 5천권 정도의 책이 있다 한다. 엄청나다. 일년에 365권, <<천개의 고원>> 한 달, <<노마디즘>>은 보름에 걸쳐서 읽었단다. 나는 도통 모르겠던데.
한비야 - 오지탐험가로 우리에게 친근한 사람. 최근 작 <<지구 밖으로 행군하라.>>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치우고 비행기를 가급적 이용하지 않고 6대주 구석구석을 여행한 부드러우면서도 독한 여자. 한비야의 책사랑은 <<중국견문록>>에도 잘 나타나 있다. 중국에서 국내 서적을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12여권의 보석 같은 책을 구해서 현지에서 유학 위주로 이동 도서관 역활을 하고 귀국 할 때 모두 기부하고 온다. 요즘은 산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한다. 라인홀트 매너스의<<벌거벗은 산>> 박영석<<산악인 박영석 대장의 끝없는 도전>> 등.
번역문학가 김남주- 일본 번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분. 어 양억관도 잘 하는데 하고 생각하는데 그 밑에 그녀의 남편이라고 나온다. 어찌 보면 필요에 의해서 읽는 직업적인 독서도 많겠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고미숙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추천한다. 나도 흥미롭게 읽었는데-----
작가 유용주 - 문화방송 "느낌표"에서 그의 책을 소개해서 읽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이다. 황석영 빰 칠정도로 스스로 체험하고 헤처온 고달픈 인생이 잘 녹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위 돈도 빽도 친구도 스승도 없던 시기에 어떻게 삶의 좌표를 찾아나갈 수 있었는지 물으니 "놔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죠. 저에겐 문학이 구원이나 마찬가지에요, 문학 때문에, 시 때문에 여기까지 왔어요. 문학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죠. 아무도 안 알아주어도 시 한 편 쓰고 혼자 외며, 막걸리 먹고 고래고래 욕도 하면서 힘을 얻었죠. 문학은 내게 끈질긴 혓바닥이에요."
김미화 - 진행자로 선정되자 , 그 방송국 홈페이지에 항의 비슷한 글과 실망하는 시청자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나도 약간의 선입관이 있다. 특히 대필사건이니, 표절 문제가 종종 뉴스 거리가되는 요즈음은 더욱 그렇다. 그래도 쉽게 일반화 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조영남, 개그맨 전유성을 알아주는 독서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