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서남부에 슈바벤이란 지역이 있습니다.동쪽으로는 검은 숲으로 알려진 삼림지대인 슈바르츠 발트가 있고, 남쪽엔 콘스탄스 호수가 있는 산자수명한 지역입니다.이곳 사람들 역시 다른 독일인들처럼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우리나라 사람은 고향 자랑을 하라고 하면 머리를 긁적긁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사막의 여우로 유명한 롬멜 장군이 슈바벤 출신입니다.그가 1941년 봄 리비아로 부임한 이후 여름에 이집트와의 접경 지역에서 영국군을 몰아내 전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그러자 롬멜이 있는 사령부엔 독일인들의 편지가 많이 쌓이게 되는데 당연히 슈바벤 지역에서 온 편지들도 있었습니다. 고향 사람이 유명한 장군이 되었다니 기쁘다는 내용이야 당연한 것인데 그 중엔 좀 난감한 내용을 담은 것도 있었습니다.

 

   "장군께서 우리 슈바벤 출신이라니 정말 기쁩니다.우리 슈바벤 남자들은 용감하기로 유명하지요.장군 님의 부하들이 용감히 싸우는 것으로 보아 모두 슈바벤 출신이겠지요...운운..." . 사실 롬멜이 아무리 슈바벤 출신이라고 해도 그의 부하들이 모두 슈바벤 출신으로 구성될 리가 없지요.독일 전역에서 모인 병사들임은 당연한 일입니다.그래서 롬멜은 그의 부관에게 "우리 부대엔 독일 각지의 용감한 젊은이들이 다 있답니다" 하고 정중한 답장을 보내라고 지시합니다.

 

   저 슈바벤 사람은 "용감한 병사는 모두 슈바벤 출신"일 거라는 애향심을 보여주었는데 나의 어머니 또한 독특한 애향심을 갖고 있습니다.2005년 경 한참 문근영 씨가 여고생 연기자로 인기를 얻을 때의 일입니다.당시 문 씨는 광고에도 많이 나왔는데 어머니는 그 광고를 매번 보면서도 "눈이 동글동글 이쁘네...좋은 일도 많이 한다고 하니 마음씨도 곱고..." 하며 찬사를 보냅니다.그러다가 광주 출신의 박신혜, 구하라, 한지혜, 수지가 연이어 인기를 얻자 어머니는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이쁘고 재주많은 여자는 다 광주를 포함한 호남 출신일 것이다."

 

  오락 프로그램에서 이쁜 여자 연예인이 재담을 잘한다거나 노래를 멋지게 불러 제끼면 어머니는 "저애는 틀림없이 여기 출신일 거다."고 합니다.내가 아니라고 하면 어머니는, "그럼 그 부모가 전라도 출신일 것이다"고 합니다.음...특이한 애향심...이런 애향심은 틀림없이 어머니가 문근영을 좋아하게 된 이후에 생긴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고향 자랑을 어떻게 합니까?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아요...하는 천편일률적인 거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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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5-0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라도 출신의 사람들이 재주가 많은 것 같아요. 연예인뿐만 아니라 예술가도 많죠.
저는 서울 출신이라서 별로 자랑해 본 적이 없어요...
서울 사람들에 대한 생각은 (지방 사람들에 비해) 인심이든 뭐든 평균치는 된다고 봅니다.
중간이라고 봐요.

노이에자이트 2014-05-02 16:07   좋아요 0 | URL
요즘은 서울 토박이가 거의 없죠.저는 어렸을 때 강원도 원주에서 살 때 서울에서 온 남자아이의 서울 억양이 참 귀여웠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페크 님은 부모님이나 조부모님도 서울에서 살았나요?

페크pek0501 2014-05-03 13:38   좋아요 0 | URL
아버지는 서울 토박이이고(할아버지도 그러하신 듯), 어머니는 강원도 출신이랍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지방 출신이 아니겠습니까.

노이에자이트 2014-05-03 16:15   좋아요 0 | URL
그러시구나...서울 토박이 연예인 중에 구봉서 씨가 있는데 진짜 서울 토박이들이 드물어서 서울 고유음식 만들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한 적이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