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근로자라는 용어를 쓴다고!"  근로자라는 단어는 북한에서는  쓰지 않는다는 동료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그 사람은 "노동이나 노동자라는 단어는 좌익 냄새가 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절이라고 하지 않고 근로자의 날이라고 한 거야." 하고 주장했던 것입니다.많은 이들이 이런 오해를 하더군요.하지만 북한에서는 근로자와 노동자 모두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북한에는 <근로자>라는 월간지가 있습니다.북한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내는 이론적 성격이 강한 기관지입니다.당명은 노동당인데 잡지 이름은 <근로자>입니다.북한에서 이 두 단어를 병용한다는 증거입니다.하지만 남한에서는 근로자라는 단어는 사회주의 냄새가 덜 나기 때문에 북에서는 쓰지 않을 거라는 억측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왜 이런 오해가 많을까요.

 

  추측이지만 '노동가치설'이라는 용어 때문인 것 같아요.마르크스 경제학의 뼈대를 번역하면서 근로가치설이라 하지 않고, 노동가치설이라고 했는데 이때문에 북한은 근로자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을 거라고 지레짐작해 버린 것입니다.하지만 남북한이 함께 쓰는 용어는 의외로 많습니다.'동무'라는 단어도 70년대 국민학교 교과서에는 나와 있습니다.당시 어린이 월간지에 <어깨동무>가 있었고요.비슷한 시기에 뽀빠이 이상룡 씨가 젊은 시절 진행하던 어린이 프로에 '모이자 노래하자'가 있었는데 이 프로 시작할 때의 노래에 '노래 동무들 우리 동무들'이라는 가사가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근로자라는 단어를 안 쓸 거라는 오해도 북한에 대해 무지한 데에 원인이 있습니다.유일정당체제인 북한에서 노동당 기관지 중의 하나가 <근로자>라는 사실만 알아도 이런 오해가 이처럼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테니까요.게다가 한때 노동절이라는 단어를 기피하며 그 대안으로 굳이 근로자의 날이라고 강조한 우리 정부의 처사가 더욱 오해를 키웠습니다.다행히 요즘은 방송에서도 노동절이라고 하더군요.

 

   꽤 오래전 라디오 주파수를 이리 저리 맞추다 우연히 잡힌 북한 뉴스에서 '근로대중'이란 단어를 쓰는 것을 보고 북한이 근로나 대중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이제 인터넷만 검색하면 신문기사를 통해 이런 문제는 금방 해결되지만, 오해와 고정관념은 사실을 이기는 것이 현실이니 그게 서글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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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5-03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해와 고정관념을 뿌리 뽑기란 쉽지 않지요.
님처럼 이렇게 확실하게 짚어 주시는 분들이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3-05-03 15:31   좋아요 0 | URL
자기들이 잘못 알고 있음을 인정하기 싫은 사람들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