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윈 쇼를 좋아해서 그의 소설들을 다시 읽는 중...그 중 <비잔티움의 밤>을 오랜만에 읽는데, 주인공은 영화판에서 잊혀지다가 재기를 꿈꾸는 초로의 사나이.그가 프랑스 휴양지 리비에라 해안에 묵고 있는데 대학 다니는 딸에게 편지가 옵니다. 답장을 하면서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스코트 피츠제랄드가 편지를 보내면 그의 딸은 편지에 수표가 함께 왔나 흔들어 보다가 수표가 떨어지면 그것만 갖고 편지는 읽어보지도 않았다는데..."
이상하게 이 대목이 기억에 남아요.어윈 쇼는 이 일화를 어떻게 알았지? 유명한 일화인가? 그리고 드는 궁금증. 그 일화가 사실이라면 피츠제랄드의 그 딸은 나중에 부모가 되어 자식들을 어떻게 대했을까..."부모가 너희들 뒷바라지만 하려고 세상에 태어난 줄 아니?" 하고 야단칠 때도 있었겠지...마치 태어날 때부터 어른이었던 것처럼.
<비잔티움의 밤>번역본은 정말 희귀본이에요.어윈 쇼가 영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라 영화계 이야기를 작품화한 게 몇 개 있는데 이 소설이 그 중 하나입니다.어윈 쇼 소설은 지금은 절판된 게 많은데 입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이트 워크>(범우사)가 영화계를 소재로 하고 있으니 이거라도 읽으시길...아무래도 제대로 어윈 쇼의 참맛을 맛보려면 <젊은 사자들>이나 <야망의 계절> 같은 두툼한 소설이 낫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