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보면 사람들이 동물을 구경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동물들도 사람을 구경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동물들도 희노애락을 가진 존재라서 자세히 그들의 습성을 바라보면 웃음이 나올 때가 많지요.동물 다큐멘타리 중 재미있는 것은 독서기록장에 적어 놓는데 그 중 재밌는 것만 몇 개 골라보겠습니다.
침팬지의 선거운동---동물들이 무리를 이루어 살 땐 반드시 우두머리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들은 흔히 힘센 놈이 다스릴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이들도 꽤 복잡한 나름의 제도가 있습니다.코끼리는 소금을 잘 찾는 암컷이 우두머리가 되고 같은 개과 동물이면서도 늑대는 수컷이 우두머리가 되는데 아프리카의 리카온은 암컷이 우두머리가 되지요.침팬지는 수컷이 우두머리가 되는데 우두머리가 죽거나 하면 후임자를 결정해야 합니다.그런데 때로는 여러 마리의 후보가 우두머리가 되겠다고 나서서 동료들에게 잘 보이려고 과일열매를 따다 바치는 등 온갖 선심공세를 펴기도 합니다.유권자들은 별로 관심도 없는데 바나나를 건네는 입후보자의 얼굴표정이 굉장히 심각하고 절실해 보이더라구요.평소 수컷들은 어린 아이들에겐 관심도 없던데 입후보한 수컷들은 어린애한테도 친절하게 대하면서 안아주고....난리도 아니더군요.여하튼 그렇게 해서 한마리가 뽑혔습니다.다행히 평화적인 정권교체!!!
침팬지의 기술전수---침팬지는 도구를 어느 정도 이용할 줄 압니다.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나무꼬챙이를 개미굴 속에 넣어서 개미가 붙으면 꼬챙이를 꺼내어 훑어먹는 모습이지요.하지만 그보다 좀 더 복잡한 기술을 요하는 것도 있습니다.침팬지들은 견과류를 좋아하는데 이거 깨기가 힘들잖아요.그래서 돌로 깨 먹습니다.하지만 이게 기술이 없는 어린 침팬지는 돌로 내려칠 때 견과류가 다른 데로 튀어가니 어렵습니다.이런 광경을 보고 있는 어른이 옆에 와서 내가 해줄게...하는 식으로 가져가더니 돌로 내리쳐서 능수능란하게 깨먹는데 그 어린 침팬지에겐 결국 안 주고 자기만 다 까먹습니다.어린 침팬지는 어...내거 다 먹었어...하는 표정.어른 침팬지는 어...맛있다 하면서 그 자리를 물러납니다.
일본 원숭이의 기술전수---일본 홋카이도에 사는 원숭이들이 언제부턴가 고구마를 물에 씻어먹게 되었습니다.그런데 무리 중에서 이런 새로운 방법을 익히는 순서를 학자들이 알아보니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는데 나이는 어린 순서대로 성별로는 암컷이 더 새로운 방법을 익히더라는 겁니다.이런 유형은 사람에게도 거의 그대로 통용된다고 합니다.즉 늙은 남자가 가장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어서 시대흐름에 뒤처진다는 이야기지요.
일본 원숭이 패싸움---이건 예전 서울대공원이 생기기 전 창경원에서 동물 수의사였던 오창영 씨 책에서 본 것입니다.일본의 어는 산골을 지배하던 두목 원숭이가 갑자기 죽어 후계자가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고만고만한 야심가들이 서로 양보를 하지 않게 되자 각자 그 후보를 추종하는 원숭이들끼리 파당을 지어 패싸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수백마리끼리 패를 지어 산에서 치고 받고 하다가 산악도로를 점거하고 싸우게 되었습니다.그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통행을 못하게 되어서 결국 경찰이 출동하여 해산시켰다는 이야기.
동물원 원숭이가 던진 돌에 맞은 사연---가끔 가다가 짖궂은 관람객은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을 못살게 굴기도 합니다.때로는 원숭이에게 돌이나 도토리를 던지거나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그런데 당한 원숭이 입장에서는 그 돌을 도로 던질 때 굳이 돌을 던진 사람에게만 던지는 것이 아닙니다.내게 돌을 던진 것은 사람이니 사람은 그 누구든 맞아라 하는 식으로 던지니 엉뚱하게 옆에 있는 사람이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지요.결국은 당신때문에 내가 맞았잖아! 하면서 사람들끼리 싸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원숭이는 언더드로로 던집니다.
원숭이들의 식사---대부분의 원숭이는 잡식입니다.예외로 고릴라나 오랑우탄은 채식만 합니다.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침팬지는 고기도 좋아해서 다른 종류의 원숭이를 잡아먹기도 합니다.사냥을 제일 잘하는 종류는 아프리카의 비비원숭이(개코 원숭이)인데 영양을 잡아먹기도 합니다.이들은 체격도 크고 싸움도 잘하기 때문에 떼로 있으면 표범도 덤벼들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