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 지역에서 나오는 문예지 중 <사람과 문학>이 있습니다.보수성향이 강한 그 지역에서 <녹색평론>과 함께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는 매체인데 이 곳 광주 광역시엔 요즘 잘 안 나오네요.지역 특성상 운영이 굉장히 힘들다고는 했습니다만...이 시는 2006년 겨울호 통권 52호에 발표되었습니다.

                   논-픽션       전성미

           옥탑방에 사는 남자가 멋져 보이는 것이나

           산동네에 사는 여자가 의지력이 강하고 예쁘기도 한 것은

           드라마가 가지는 환상이다

           가난이 아름답게 그려지는 오류를

           신데렐라를 꿈꾸게 되는 상상을

            냉정히 잘라 버리는 현실은

            논-픽션이다

            단칸방에서 희귀병을 앓는 할머니와 엄마를 보살피는 아홉살 은혜

            병든 노모를 위해 구걸을 마다 않는 마흔 두 살의 장님 인철 아저씨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논-픽션이다

            절망하며 버릴 수 없어

            희망으로 포장하여 버티고 있는

            외줄타기의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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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0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드라마에 취해 현실감각 부족한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시에요.
저희도 사정이 넉넉치 않아서 가난이 낭만적이지 못한데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은
서민이 아니라고들 착각하는 것 같고 현실을 외면하는 것 같아요.
이 시 좀 퍼갈께요.

노이에자이트 2008-09-07 16:04   좋아요 0 | URL
유리 친구 윤아가 나오는 드라마도 가난한 집 딸이 꿋꿋하게 살며 부자집 아들이 호감을 느낀다는 내용이죠.권혁범 씨는 계급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서민이란 단어를 쓰지 말고 노동자면 노동자,자본가면 자본가라고 분명히 하자고 했지요.이 계간지가 좋은 글이 많은데 올해부터 도서관에 안 보이네요.

순오기 2008-09-07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드라마'를 안 봅니다~~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한 삶이 너무 많잖아요.
현재 광주에 사나요? 아니면 2006년에~?

노이에자이트 2008-09-07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라마에 이쁜 누나들이 많이 나오니까 보긴 하는데 미모에 취해서 내용은 모른다는....헤헤헤...
전남 광주라고 하는 사람들이 광주사람들 중에도 많아서 저는 광주 광역시라고 밝힙니다.타지역에서도 많이 살아봤어요.순오기 님이 사는 곳은 진작 알았죠.

쟈니 2008-09-0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난이 아름답게 그려지는 오류를/신데렐라를 꿈꾸게 되는 상상을/
냉정히 잘라 버리는 현실은/논-픽션이다"

묵직하게 다가오는 구절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9-07 16:26   좋아요 0 | URL
진실은 괴롭고 가슴 아프죠.그래서 똑바로 보기를 싫어하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