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 시민강좌
이재석 외 지음 / 연립서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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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사를 전공한 국내 최고의 지식인들이 강연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일본사 방면으로 공부를 많이 한, 국내 학자들의 강의를 책으로 접하니 감개무량하다. 일단 이 책은 재미나다. 쉬우면서도 일본 역사의 핵심 맥락을 잘 설명해 주고 있어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게 읽은 게 있다면, 일본의 유학 사상이다.

일본은 17세기에 이미 독자적인 중화론을 발전시켰다. 반면 조선은 어떠한가. 멸망한 명나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체, 존화 사대주의에 안주하고 말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조선은 망할 때까지 이러한 노예적 사대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세계관을 확립하여, 세계열강의 대열에 우뚝 설 수 있었다.

 

구한말, 강증산은 이렇게 말했다.

내 세상에는 내가 있는 곳이 천하의 대중화(大中華).”

모화사상에 찌들어 썩을 대로 썩은 조선에 폭풍 같은 일갈이었다. ‘앞으로 조선이 세계 문명을 주도하고 이끌어가는 중심국가가 될 것이란 뜻이다. 그 당시 조선의 현실로 보자면 황당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소중화론을 벗어나 자기를 스스로 높이는 독자적 중화론을 펼쳤다는 면에서, 강증산은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기존의 중화론을 뛰어넘는 자주적 천하관, 자주적 세계관의 회복을 뜻한다. 내가 사는 이 땅이, 곧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장차 세계사를 주도할 것이라는 대중화사상은 결코 허황된 망상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세계 어디를 내놔도 손색없는 살기 좋은 세상이다. 세계인들이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하는 것은 그만큼 이 나라가 살기 좋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은 중화로서 손색이 없다. 스스로를 비하하는 짓거리는 이제 그만하자. 이 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대중화의 꿈을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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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중국사 1 : 중화의 성립
와타나베 신이치로 지음, 이용빈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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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사를 다룬 5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중국사의 흐름을 쉽고 간결하며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중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당대(唐代) 역사를 읽을 때는 많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현종의 개원의 치가 어떻게 안록산의 난을 겪으며 참혹하게 몰락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제국의 경영시스템을 무시하고 소수의 인사에게 권력을 너무 많이 안겨준 것이 비극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양국충과 안록산의 권력투쟁이 대당 제국의 몰락으로 이어지다니. 정쟁이나 권력투쟁이 자칫 풍요로운 세계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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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기는 위서(僞書)다 - 백제의 왜국 통치
이원희 지음 / 주류성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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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부흥군의 왕으로 추대된 부여풍이 왜왕이었다니? 왜국의 천지가 부여풍의 아들이었다니? 이 책은 시종일관, 백제가 왜국을 지배하였음을 사료를 통해 실증적으로 논증한다. 저자는 일본서기는 백제인들이 만든 것이라 주장한다. ‘우리는 백제 속국이 아니다’, ‘지배층도 토박이 너희들과 뿌리가 같다’ 즉, 토박이들을 속일 목적으로 지은 창작된 위서라는 것이다. 읽는 내내 가슴이 뿌듯했다. 백제의 왜국 지배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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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말선초 서북 국경과 위화도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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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견해에 동의한다. 우리의 역사강역이 반도사관에 의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이 책은 고려와 조선의 역사강역이 요동을 비롯한 만주였음을 생생히 보여 준다. 또한 요동 땅에 대한 분쟁에서 명이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걸, 태조 이성계의 친명사대주의로 보는 견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이성계는 정권을 안정시킨 후, 정도전과 의기투합하여 요동정벌을 하려다 이방원의 쿠데타로 실패하고 만다. 결국 태종 이방원도 정권의 정통성을 명에 의존함으로써 스스로 강역에 대한 자주성을 훼손하는 길로 나아간다. 강역을 지켜내는 것은 자주성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다.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정통성을 갖춘 왕조와 정권이라야 강역을 올곧게 지켜낼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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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도의 비밀 - 우리가 알고 있는 위화도는 가짜다 우리 역사지리의 비밀을 밝히다 1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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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다. 저자는 위화도가 압록강 본류 한가운데에 있는 섬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위화도는 중국 요녕성 관전만족자치현 서점자라고 말한다. 사료를 바탕으로 기존의 위화도는 잘못된 비정이며, 남만주 일대에 위화도가 있었음을 실증적으로 논증한다. 이 책은 고려말부터 조선에 걸쳐, 남만주 지역이 우리 민족의 역사 강역임을 생생히 보여준다. 한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명저다. 만주 일대를 지배했던 한민족의 웅혼한 기상이 새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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