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에 피는 꽃 - 대표에세이문학회 수필문집
정목일 외 40인 회원 지음 / 문학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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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대표에세이문학회 2008년 동인지 컨셉은 노년이다.

한국문인협회의 기관지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한 대표에세이 문학회 회원들은

우리나라 수필계의 견인차 역할을 곳곳에서 하고 있다.

1회 당선자 정목일 선생님을 비롯 1년에 두 세명씩 밖에 통과하지 못하는 좁은 문을 통과해

전국 곳곳에서 수필후학들에게 수필강의를 하고 있다.

다른 동인회보다 그래서 회원이 많지 않다.

2008년 등단한 사람까지 41명이

각자 노년의 삶에 대해 주제를 맞췄다.

 

처음으로 사진까지 넣은 이번 동인지는

고령화로 접어든 한국사회에서 노후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바람직한 가를

정통 수필가들의 시선으로 풀어 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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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인디언의 생짜 일기 오늘의 청소년 문학 7
셔먼 알렉시 지음, 엘렌 포니 그림, 김선희 옮김 / 다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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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디언 소년의 진정한 용기
<짝퉁 인디언의 생짜일기>를 읽고


청소년 문학이 국내에서도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즈음

<다른출판사>에서 좋은 책이 나왔다.

보통 청소년들도 성장기에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이 책의 주인공 아놀드는 인디언 보호구역에 사는 소년이다.

인디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미국에서는 소외의 이유가 된다.

그러나 아놀드는 태어날 때부터 뇌수종 때문에 많은 장애를 갖고 있다.

말을 더듬고, 한 쪽 눈은 근시이며, 빼빼 마른 몸에,

발과 머리는 비정상적으로 큰 아놀드는 친구들로부터도 왕따다.

걸핏하면 친구들에게 맞는 아놀드는 억울해도 더듬는 말로 대항할 수도 없고

나약한 몸으로 맞설 수도 없어 다만 그림을 그리며 위안을 받는다.

세상에 말을 걸고 싶어서 그리는 아놀드의 그림은

책을 읽는 동안 명징한 삽화로 들어있다.


가난하고 희망을 빼앗긴 채 알콜 중독으로 살다가,

죽어 없어져 줘야 하는 인디언 보호구역 사람들 중에서,

아놀드는 백인들만의 학교인 리어단에 가게 된다.

주인공 아놀드가 살아내야 할 배경은 어둡고 무겁고 슬프다.

하지만 작가는 독자를 웃으며 울게 한다.

발랄하고 짧은 문체, 청소년들의 감각이 살아 움직이는 묘사들이

아름다운 슬픔을 느끼게 한다.


청소년들은 칙칙한 문장이나 무겁고 고루한 투의 글들은 읽지 않는다.

겉으로는 웃을 수밖에 없는 능청스러운 문체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아름다운 슬픔이다.

아놀드를 우울하고 나약하고 불쌍한 한 인디언 소년으로 만들지 않는 원천은

아들을 믿어주고 사랑으로 감싸는 아놀드 가족의 힘이다.

아놀드가 던진 수학책에 코뼈가 부러진 P선생의 인간미도 한 몫 한다.

아놀드와 로디의 진정한 우정도 아름답다.

백인 학교 리어단 농구팀에서 인디언 학교 농구팀의 친구였던 로디를 제압해

팀을 승리로 이끌고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자신이 인디언의 꿈을 빼앗은 존재임을 확인하고 우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아놀드를 믿고 따르던 개 오스카의 죽음, 할머니의 죽음,

유진아저씨의 죽음, 그리고 누나의 죽음들.

작가는 아놀드가 그 죽음을 지켜보면서 인디언 보호구역의 실체를 고발한다.

또 아놀드의 친구들

어릴 때부터 친구인 로디, 리어단 학교에서 만난 페넬로페, 로저, 고디를 통해서

아놀드가 용기를 갖고 적응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련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이 책은 아놀드라는 연약하고 장애투성이인 주인공을 통해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말해준다.

인디언 보호구역은 안일한 갇힌 세상이다.

특히 꿈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모험이 없는 보호구역이 곧 감옥일 수도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곳을 찾아 이동하는 유목민

그 삶이 곧 청소년들의 열린 삶이 아닌가.

멈추면 썩는 게 물만은 아니다. 생각도 멈추면 고루하다.

고루한 삶으로 멈추면 성장이 없는 것과 같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가장 큰 소나무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선 떨어질 두려움도 이겨내고

한발 한발 가느다란 꼭대기의 나뭇가지까지 모험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놀드는 어릴 때 나무에 오르듯 다시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아놀드를 통해 스스로 삶을 찾아가는 용기를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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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감사합니다 - 극동방송 '김혜자와 차 한 잔을'의 기도 모음
박경희 지음, 김인옥 그림 / 두란노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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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대로 감사합니다>




박경희 저 두란노출판사 펴냄




박경희 작가가 쓴 <이대로 감사합니다>는 기도문 형식으로 쓰여 진 책이다.

기도문이라 해서 크리스챤만 해당되는 책은 아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때로 힘들 때, 외로울 때, 누군가에게 자신을 맡기고 싶을 때,

자신이 나약한 존재임을 절감할 때 절대자 혹은 의지처가 되는 대상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싶을 때가 있다.




박경희 작가는 아주 진솔하게 그러나 거창하지 않게 소박한 바람들을

자신이 믿는 절대자에게 감사기도를 한다.

그 기도의 내용들은 이기적이지 않다.

따뜻한 시선으로 외로운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소외된 약자들 편에서서

그들을 이해하고 도와달라고 간구하며

현재의 내 위치에서 감사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환기시킨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삶을 되돌아보는 자성의 지침서로

혹은 나를 바른길로 인도하는 잔잔한 동행자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직 이렇다 할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고

또 학교생활을 미션스쿨에서 했기 때문에 하느님이란 존재가 낯설지 않다.

그런데도 광적으로 믿는 사람들을 보면 우선 거부감부터 느낀다.




종교를 떠나서도 인간은 누구나 마음속에 하느님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천재지변 앞에서 또는 피치 못할 위급한 상황에서 대부분 하느님을 찾는다.

이 책은 그런 시각에서 굳이 크리스챤이 아니라도 나약 할 수밖에 없는 사람살이에서

의지하고 기대고 싶을 때 곁에 두고 읽어도 좋을 책이다.

왜냐하면 박경희 작가가 잔잔하게 간구하는 기도는 거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솔한 자기고백, 따뜻한 이웃사랑, 소외된 자들 편에 서서 소박하게 간구하는 기도들이

읽는 사람들에게도 겸손하고 소박한 삶을 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욕심은 죄를 낳고 죄는 죽음을 낳는다는 성경구절을 상기하지 않아도

세상살이에서 욕심은 감사와 정반대의 길에 서 있다.

욕심을 버리고 사랑의 시선으로 모든 삶을 바라볼 때

얼마나 감사할 일들이 많은 가를 새삼 환기시켜 주는 책




책장을 덮고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을 바라본다.

볼 수 있다는 행복도 맹인들 앞에서는 얼마나 절절한 바람인가.

보고 느끼고 사유하고 쓸 수 있다는 행복감으로

<이대로 감사합니다>의 표지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마음안에서 솜사탕 같은 연분홍 꽃들이 둥실둥실 떠오른다.

가슴이 환하게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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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안 데 파레하 - 신분을 초월한 사제지간의 우정과 예술이야기
엘리자베스 보튼 데 트레비뇨 지음, 김우창 옮김 / 다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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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엘리자베스 보튼 데 트레비뇨 지음

다른 출판사 펴냄

역사 속에 존재했던 인물, 혹은 사건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창조과정을 거쳐
영화, 드라마, 소설등 이른바 팩션이 강세를 이루는 현실이다.
<나, 후안 데 파레하>도 화가 벨라스케스와
후안 데 파레하 사이에 전해오는 약간의 실화와
두 화가가 남긴 작품을 근간으로
작가 엘리자베스 보튼 데 트레비뇨의 상상력을 통해 탄생한 책이다.

이 책은 후안 데 파레하의 전기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노예 신분의 후안 데 파레하가 화가 벨라스케스를 만나
바람직한 인간적 교류를 통해 화가가 되고 종래는
노예 신분에서 벗어난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머릿속에 떠돈 생각은
금지된 욕망의 성취욕에 대한 절실함이었다.
그림이나 음악이나 문학등 여타의 걸작들은 대개
충분한 여건 속에서 탄생하는 확률보다
넘볼 수 없는 간절함 속에서 창조되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에서는 노예가 그림을 업으로 삼을 수 없다.
후안 데 파레하는 노예 신분으로 주인인 벨라스케스를 충심으로 섬기면서
오랜 세월동안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에 갈등한다.
끝내는 주인 몰래 물감을 훔쳐서까지 몰래 그림을 그리면서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그래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멈출 수가 없다. 고해성사를 하면서까지
자신의 욕구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주인에게 더 없는 충성을 바친다.
마침내 자신이 그린 그림을 국왕에게 발각되는 순간
후안 데 파레하는 진심으로 자기 죄를 인정하고 처벌을 기다린다.
바로 그 순간 벨라스케스는 국왕에게 후안 데 파레하를 노예의 신분에서
자유인으로 해방시켜 마침내 동료로 인정한다.
이로서 두 화가의 진정한 인간적 교류가 승리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의 절실함은 과연 무엇일까?
물질만능의 시대에 우리의 아이들은 대부분
고차원적인 절실함이 별로 없는 유년기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고작 아이들의 꿈이 값비싼 게임기를 갖거나
메이커 옷을 입거나 돈으로 살 수 있는 돈의 많고 적음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기성세대의 근시안적 잣대로 아이들의 고고한 꿈을 상실하게 하지는 않는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생각한 화두이다.

우리 어린이 혹은 청소년들이
좀 더 깊게
좀 더 절실하게
조금 은 더 아프게라도
앞으로 살아내야 할 견고한 삶의 예방주사를 맞는 기분으로
삶의 진정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로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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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마음 - 썩어빠진 교육 현실을 유쾌하고 신랄하게 풀어낸 성장소설
호우원용 지음, 한정은 옮김 / 바우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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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원용 지음  바우하우스 펴냄

 

절친한 문우가 전해준 책을 맘먹고 읽었다.

이 책은 중학교 3학년생의 눈으로 대만의 교육현장을 사실감있게 펼쳐냈다.

수학문제로 첫단원 첫머리에를 시작한 이 책은

시에정지에란 학생이 만화책을 본 벌로 교실밖 수업을 받게 된 데서 출발한다.

편애라는 말은 자신의 이해타산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리라.

시에정지에도 담임이 가르치는 교실밖 과외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외형적으로는 만화를 보다 들켰지만

내면적으로는 그 일 때문에 편파적인 대우를 받게 되어 결국 일파만파의 발단이 된다.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의 진정성과 부모들이 원하는 교육

그리고 선생들이 원하는 교육의 목적과 차이점을 생각케하는 이 책은

현실에서 우리나라와 아주 많이 흡사한 장면이 많다.

 

학교공부보다 학원공부를 더 중요시하는 학부모가 얼마나 많은가.

인성보다는 수학공식 하나 더 잘 외워서 시험 점수를 올리고

좋은 대학에 가야만 하는 게 최상의 목표로 알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인간관계를 맺고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려면

수학공식이나 영어단어보다도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상대에게 호감을 주고 자신의 감정을 올바로 다스려 처세를 알맞게 하는데서 비롯된다.

 

이 책을 읽으며 서로의 이해타산에 맞물려 일이 점점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장면들이

못내 씁쓸했다.

애초에 정지에와 부모가 바라던 정당한 대우에서 벗어나

정치인은 언론을 등에 업고 정치도구로 이용하려 하고

사회단체에서는 나름대로 일을 확대시키려하는 불합리성

교사가 물러나고 비슷한 피해학생이 자살을 하고 현직 교육부장관이 물러나고

그래도 근본적인 결론은 없다.

 

마침 오늘 아침에 TV에서 감성지수와 아이큐를 비교하며

인간에게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교육현장에서 지식탐구와 올바른 감성이 병행할때

성공한 교육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 단어 하나 모른다고 손가락 질을 받지 않지만

모난 성격은 화합하지 못한다.

때문에 교육자는 단순히 점수만을 높여주기 위해

학생들의 감성을 맘대로 짓밟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 책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성적부진으로 자살하는 학생들

열외가 되어 자퇴하는 학생들

들여다보면 다 실마리가 있게 마련이고

그렇게 되기 전에 조금만 더 정성과 사랑이 담긴 보살핌을 받았더라면

학교밖으로 밀려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걸 이 책속에서 아이린을 통해 말해준다.

대만과 거의 같은 수준인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서 교육현장고발서로 충실한 책이다. 

부모와 선생과 학생이 함께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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