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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감사합니다 - 극동방송 '김혜자와 차 한 잔을'의 기도 모음
박경희 지음, 김인옥 그림 / 두란노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대로 감사합니다>
박경희 저 두란노출판사 펴냄
박경희 작가가 쓴 <이대로 감사합니다>는 기도문 형식으로 쓰여 진 책이다.
기도문이라 해서 크리스챤만 해당되는 책은 아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때로 힘들 때, 외로울 때, 누군가에게 자신을 맡기고 싶을 때,
자신이 나약한 존재임을 절감할 때 절대자 혹은 의지처가 되는 대상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싶을 때가 있다.
박경희 작가는 아주 진솔하게 그러나 거창하지 않게 소박한 바람들을
자신이 믿는 절대자에게 감사기도를 한다.
그 기도의 내용들은 이기적이지 않다.
따뜻한 시선으로 외로운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소외된 약자들 편에서서
그들을 이해하고 도와달라고 간구하며
현재의 내 위치에서 감사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환기시킨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삶을 되돌아보는 자성의 지침서로
혹은 나를 바른길로 인도하는 잔잔한 동행자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직 이렇다 할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고
또 학교생활을 미션스쿨에서 했기 때문에 하느님이란 존재가 낯설지 않다.
그런데도 광적으로 믿는 사람들을 보면 우선 거부감부터 느낀다.
종교를 떠나서도 인간은 누구나 마음속에 하느님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천재지변 앞에서 또는 피치 못할 위급한 상황에서 대부분 하느님을 찾는다.
이 책은 그런 시각에서 굳이 크리스챤이 아니라도 나약 할 수밖에 없는 사람살이에서
의지하고 기대고 싶을 때 곁에 두고 읽어도 좋을 책이다.
왜냐하면 박경희 작가가 잔잔하게 간구하는 기도는 거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솔한 자기고백, 따뜻한 이웃사랑, 소외된 자들 편에 서서 소박하게 간구하는 기도들이
읽는 사람들에게도 겸손하고 소박한 삶을 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욕심은 죄를 낳고 죄는 죽음을 낳는다는 성경구절을 상기하지 않아도
세상살이에서 욕심은 감사와 정반대의 길에 서 있다.
욕심을 버리고 사랑의 시선으로 모든 삶을 바라볼 때
얼마나 감사할 일들이 많은 가를 새삼 환기시켜 주는 책
책장을 덮고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을 바라본다.
볼 수 있다는 행복도 맹인들 앞에서는 얼마나 절절한 바람인가.
보고 느끼고 사유하고 쓸 수 있다는 행복감으로
<이대로 감사합니다>의 표지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마음안에서 솜사탕 같은 연분홍 꽃들이 둥실둥실 떠오른다.
가슴이 환하게 밝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