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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손 도장 - 2010 대표에세이
최민자 외 49인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50인의 각양각색 수필집의 기발한 소재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우리가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멸치, 수박, 하모니카 등 소소한
소재거리가 많다. 마치 자연의 푸른 내음을 한 움큼 머금고 있는 듯 따듯하고
부드럽고 촉촉하다.
이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소재로는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이라고
딱 잘라 쓰여진 소재는 없지만 수필 속에 녹아 들어 있는 사람의 미묘한 감정과
따듯한 마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말이다. 이로 하여금 공감대가 형성되고 "나였더라면.." 이란 생각으로 다시 한번 생각 할 수 있게 해준 글들이 많다.
50인 저자의 글들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바쁜 일상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작은 것에도 예민해 져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 수필집은 마치
종착역과 같은 안락한 휴식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살아있음의 감사함과
따스한 느낌이 충분히 녹아 있는 듯 하다.
장 윤옥 저자의 <오라버니의 송금> 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우리의 모든 어머니의
마음을 글로 담아 놓은 에세이라 나의 심금을 울리는 듯 하다.
가슴에 묻은 자식의 연금으로 나머지 자식들을 키워내고 가르치면서 염불 한번
못해줬다며 평생의 짐으로 짊어진 당신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지... 평생을
자식을 위해 살았고 장성한 자식들 뒤로 가슴에 묻은 큰아들을 만날 채비를
하시며 미안해 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너무나도 가슴이 울렸다.
여느 어머니의 마음은 다 똑같듯 나 또한 그럴 것이기에 마음이 덧없이 아팠고
동지애를 느꼈다.
평생 동안의 앙숙으로 남는 사람이 나에겐 얼마나 될까.. 미워도 정말 미워해도
결국 그런 사람마저도 내가 끌어 안아야 하는 평생의 숙제가 아닐까?, 이해하고
용서는 할 수 없더라도 결국 사람이기에 너그러워지는 것이 사람 아니던가..
하고 작은 의문을 던져 준 정정자 저자의 <앙숙>
선의의 거짓말이란 무엇인가? 나를 위함인가, 남을 위함인가? 이재선 저자의<거짓말>
나는 이 수필을 읽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남을 돕기 위해, 내가 편하고자..
이유에 따라서 거짓을 바라보는 상대의 시각이 긍정으로 받아들여질지 부정으로
받아들여질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결국 거짓은 거짓 아닐까.. 의리와
가십이라고 단정 지어도 결국 거짓말은 거짓말인 것 같다. 상대의 시각에서
긍정으로 받아들여 지는 이유는 사람의 마음으로 이해해서 이지 않을까 싶다.
이 외에도 50가지 수필은 소소한 소재로 친근하게 다가와서 쉬우면서도 아련한
여운을 남겼다.
그래서 인지 아쉬움, 미안함, 감사함, 씁쓸함, 외로움, 없음과 부족의 서글픔 등의
감정 속에서 따스한 느낌이 더하였고, 왠지 시골집 대청마루처럼 편안하다.
그리고 가족들과 친구, 그 외에 나를 지나쳐간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나게 하고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솔직한 시간,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해준 것 같다.
이 수필집은 왠지 봄의 향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