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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 1
카린 지에벨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카린 지에벨을 알게 해준 <그는 한때 천사였다>는 너무나 다른 생활환경에서 살아온 두 남자가 우연히 함께 떠나게 된 여행에서 서로에게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지난 삶이 뚜렷하게 달라도 서로 공감하고 의지하도이해하는 모습에서 스릴러 소설이지만 가슴 따뜻한 정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뇌종양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변호사의 마지막 여행에 동행이 된 살인청부업자 청년의 이야기가 선과 악이 뚜렷하게 정의되지 않는 긴장감 있는 상황을 연출해서 마지막 결말에 씁쓸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독방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이야기에서도 작가 특유의 선과 악에 대한 정의를 엿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름 대신 죄수번호가 익숙해진 마리안은 교도소 내에서도 특별 감시 대상으로 교도관들은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마리안이 어렸을때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혼자 남겨진 마리안은 조부모 집에서 자라게 되었지만 전직 해군장교인 조부모는 가문의 명예를 중시하는 완고하고 독선적인 성격으로 마리안에게 의사나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했지만 가라테 챔피언이 되어 무술사범이 되고 싶다는 마리안에게 가문의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마리안은 자라면서 점점 더 조부모님과 갈등이 깊어지자 결국 그들의 돈을 훔쳐서 가출했고 돈이 떨어지자 남자친구와 나이많은 노부부의 집에 들어가 돈을 훔치게 되었습니다. 노부부의 모습에서 조부모가 떠올랐던 마리안은 남편을 때렸지만 그냥 겁을 줄려고 한 행동이 사고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마리안의 주먹에 노인이 죽었다는 사실은 경찰이 자신들을 잡을려고 하는 순간까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에 쫓기던 상황에서 남자친구 마저 죽고 홀로 남겨진 마리안은 흥분하게 되었고 마리안은 급기야 경찰 한명을 죽이고 한명에게 중상을 입히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마리안은 열일곱살에 무기수가 되어 교도소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교도소에서 교도관들을 지휘하던 다니엘은 여자 죄수 구역에 출입할수 있게 허용된 남자 교도관으로 그는 마리안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누구보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담배와 해로인이 없으면 견디지 못하는 마리안의 약점을 이용하는 다니엘과 헤로인 중독에서 결코 벗어날수 없었던 마리안은 그의 요구를 받아들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매일 매일 마리안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내 잘못이었을까? 분명 그들에게도 잘못이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정산과 의사는 마리안이 분노조절장애로 폭력적이고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고 이성적 사고가 불가능하다고 진단 했습니다. 무엇보다 마리안이 경찰을 죽인 사실과 교도소에서 일으킨 또 다른 사건들 때문에 교도관들에게 그녀는 요주의 인물이었지만 교도관 쥐스틴은 마리안이 유일하게 의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리안은 교도소에서도 시비의 대상이 되었고 그때마다 자신의 특기인 싸움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럴때마다 마리안에게는 보복과 독방이라는 벌이 가해졌기 때문에 하루 하루 지내는게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마리안을 괴롭히는 것은 나는 왜 그들을 죽였을까?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스무한살의 마리안은 자신이 교도소 밖으로 나갈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60살이 넘으면 가능할수도 있겠지만 그때쯤이면 외모도 체력도 변해버린 자신에 대해 떠올려 보면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일 교도소 근처를 지나가는 기차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언제가 교도소를 나가게 되면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 싶다는 소망이 마리안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마리안이 교도소에 들어온 이후 조부모는 연락을 끊었고 그녀를 면회 오는 사람은 없었는데 누군가가 마리안을 면회 온다는 교도관의 말에 누군지 궁금하고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마리안을 면회 온 사람은 뜻밖에도 세명의 형사들이었습니다. 프랑크와 동료 로랑과 필리프 형사는 마리안에게 뜻밖에 제안을 하는데 그들이 교도소를 탈옥시켜서 자신들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마리안에게 자유를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하지만 마리안은 그들의 말을 믿을수 없었습니다. 경찰을 죽인 마리안을 그렇게 쉽게 탈옥시켜 주겠다는 형사의 말이 함정 같았고 그들이 시키는 일이 옳지 못한 일이라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형사들의 말을 믿을수 없었던 마리안은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지만 그들은 일이 성공하면 외국에 나가 살수 있다는 것을 구두계약으로 진행한다는 말에 마리안은 형사들을 더욱더 믿을수가 없었습니다. 결정을 하는 것은 일주일 시간을 주겠다는 형사의 말에 마리안은 지옥 같은 교도소를 나와 그들이 말한 임무를 맡게 될지 아니면 헤로인을 구하기 위해 다니엘의 요구를 계속해서 받아들이고 무기수로 교도소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교도관들과 맞서 싸우면서 살아야할지 갈등하게 됩니다.
형사들이 맡기게 될 임무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분명 그녀를 찾아온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마리안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마리안의 잘못이었는지 그들에게도 잘못이 없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마리안이 부모를 잃고 조부모와 살때 그들이 조금만 더 마리안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사랑을 주었더라면 지금과 다른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고 마리안도 자신을 삶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었을텐데 마지막 결말의 씁쓸함을 지울수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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