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의 심리학 - 아들러가 가르쳐 주는
나카노 아키라 지음, 손영석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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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창세기에 보면 아담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돕는 배필을 아담에게 주시려고 그를 잠들게 하신 후 아담의 갈빗대 하나를 취하여 여자인 하와를 만드셨다. 그래서 인간은 혼자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돕거나 도움을 받으면서 인생을 살아간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마음을 먼저 읽고 마음을 얻어야 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구스타프 융, 그리고 알프레드 아들러는 19세기가 낳은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지만 아들러는 후세에 남긴 저서가 적은 탓에 대중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러가 100년의 세월을 넘어 독자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내가 아닌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느라 지친 사람들과 다른 사람의 기대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심리를 아들러가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가 문제의 원인을 인간의 무의식 그리고 트라우마에서 찾았다면 아들러는 열등감,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중요하게 여긴 심리학자이다.

 

이 책은 논픽션 작가. 도시샤 대학교 비상근 강사. ‘정보통신’ ‘경제·경영’ ‘역사·민속분야를 주제로 집필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나카노 아키라가 아들러의 세계를 그림과 함께 명확하게 해설하고, 아들러가 말하는 용기의 심리학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오늘날 아들러 심리학은 환자의 치료적인 면이나 문제아들의 교육에도 원용되고 있으며, 학술적인 평가에 있어서도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지식인들로부터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모든 사람이 보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 책에서 아들러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든 사람은 공통적으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요즘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는 갑질은 콤플렉스가 빚어낸 망발이다. 우월감이 전면으로 나타나는 사람은 매사에 자신만만하고 거만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 뒤에 열등감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지만 열등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어서 그것을 감추기 위해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반면에 열등감이 전면에 나타나는 사람은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위축돼 있으며 늘 열등감에 시달리는데, 사실 그 뒷면에는 우월감이 숨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월해지고 싶은 욕구가 없다면 열등감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아들러는 우리가 몰두해야 할 인생의 세 가지 과제로 공동체 생활, , 사랑을 이야기 한다. 이 세 가지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감각이 필요 불가결하다. 공동체 감각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을 자신과 대등한 동료로서 인정하고, 공동체의 이익에 공헌하는 태도였다. 나 역시 이 세 가지를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명쾌하고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 주는 아들러의 심리학은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버꾸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한 발 내딛을 수 있는 도전의 용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이다.

 

이 책은 과거의 트라우마에 얽매이지 않도록 도와주며, 미래에 대한 목표와 의지를 통해서 성공적인 인생으로 바꾸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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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비용
유종일 외 지음,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엮음 / 알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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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혹은 자서전이라고 부르는 <대통령의 시간>이 출간되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여 읽었다. 이 책은 총 12개 장, 800여 쪽으로 상당히 두꺼운 책으로 남북 관계, 녹색성장 정책,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 외교 등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회고록이라고 하면 먼 훗날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뭔가 반성하면서 교훈을 주기 위한 내용이어야 하는데 자신의 변명이나 자랑을 일삼기 위해 내는 것은 회고록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업적을 미화하는데 치중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렇게 마음이 유쾌하지 못하던 차에 MB정부의 치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MB의 비용>이란 출간되어 읽었다.

 

이 책은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등 16인의 전문가들이 MB정부가 국민의 어깨에 지운 빚, 국고 탕진의 전모를 밝힌다. MB의 치적으로 꼽는 ‘4대강 사업자원외교의 문제를 숨김없이 파헤치고, 최근 논란이 되었던 제2롯데월드의 기원 역시 이명박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탕진에서는 구체적인 비용으로 추산할 수 있는 사업들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대표적인 사업들인 자원외교, 4대강사업, 그리고 롯데 KT 포스코 등 기업비리와 특혜, 원자력발전소 비리,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업으로 변질되어버린 한식세계화 사업 등의 손실 금액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추산해본다.

 

2실정에서는 MB정부 때 생긴 분명한 문제점이지만 경제적인 비용으로는 계산하기 난감한 부분들을 전문가 대담 형식으로 다룬다. 남북관계의 파탄, 내곡동 사저 등 개인비리와 친인척 비리, 대통령 및 측근 비리, 한없이 낮아진 인사 기준, 부자 감세를 포함한 왜곡된 재정 정책, 언론장악 정책의 해악, 공동체 착취형 정치의 비용으로 인한 국민경제의 피해, 언론 지형의 보수화, MB정권의 정치적 성격과 평가 등을 다루고 있다.

 

MB가 재임 중 최대 치적으로 꼽는 ‘4대강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였다. 22조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 결과는 환경파괴만 낳았다. 4대강 사업을 바로잡으려고 하면 사업비의 네 배에 가까운 84조원을 더 쏟아 부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자원외교(해외자원개발)’도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사업가치가 없는 것을 비싸게 사서, 헐값에 내다팔며 무려 41조원의 나랏돈이 줄줄 샜다. 오는 2018년까지 추가 투입될 31조원을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뒷돈거래(리베이트)를 통해 MB정권의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두 사업은 국민 혈세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했던 것이고, 나라 곳간을 거들 나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신문, 방송은 물론 온 나라가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처럼 떠들썩하다. 그러나 조금만 지나면 잊히고, 잘못된 과거가 되풀이되곤 한다. 우리나라가 바로 서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을 거울삼아 법제도와 관행을 개혁해나가야 하며, 심각한 비리와 범죄에 대해서는 반드시 엄중한 책임 추궁은 물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좋게만 생각했던 MB정권에도 이러한 일탈과 잘못이 있었는가 하는 실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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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의 말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서애 류성룡의 진면목 소울메이트 고전 시리즈 - 소울클래식 10
류성룡 지음, 강현규 엮음, 박승원 옮김 /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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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을 매주 감상하고 있다. 또한 <징비록>이라는 책도 읽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이라는 조선 최악의 국난 속에서도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이 임진왜란 7년을 온몸으로 겪은 뒤,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하여 미리 나라를 강하게 만들어 환란을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후세에 전하고자 집필한 책이다.

 

서애 류성룡은 임진왜란 67개월 중 만 5년간 정무를 보며 영의정과 4도 도체찰사직을 맡아 전쟁을 진두지휘하며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다. 하지만 이순신을 천거한 재상, 피난길에 오른 선조를 수행한 영의정, 풍산 류씨의 걸출한 인물, 퇴계 이황의 제자인 성리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다.

이 책은 고전 다시 읽기라는 취지로 고전들을 원전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흥미롭게 재구성해 엮어내고 있는 강현규가 국난을 맞아 애국과 위민의 가치를 잃지 않고 불철주야 나라를 위해 온몸을 바쳤던 류성룡의 활약상과 인간적 면모가 어떠했는지,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당시 탄핵론자들의 주장대로 명과의 외교와 일본과의 화의에 치중해 나라를 그르친 인물이었는지, 화려한 관직생활 뒤에 숨은 그의 인간적 면모는 무엇이었는지 여과 없이 들여다본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곪아 있는 조선을 바꾸고자 직언하다에서는 직위의 고하에 관계없이 나라의 폐단, 임금과 임금의 친인척에 대해 간언하는 것은 신하의 의무이자 임무라고 생각했던 원칙주의자 류성룡이 부패한 조선을 바로잡기 위해 했던 직언들을 모았다. 2임금이 떠나면 조선은 우리 소유가 아닙니다에서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591년 왜란을 대비하여 권율을 의주 목사로, 이순신을 전라도 좌수사에 천거하고, 전쟁이 일어나자 도체찰사로서 군무를 총괄한 것부터 반대파의 탄핵을 받아 면직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3도성의 왜적을 일거에 소멸시켜야 합니다에서는 조선을 살리기 위해 뛰어난 외교적 역량으로 명과 왜의 4년에 걸친 조선분할 획책을 저지하는 등 자주외교를 추진하면서도 명나라와의 갈등을 피해나갔던 실리주의 외교를 펼쳤던 류성룡의 노력을 전한다. 4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습니다에서는 신분이 아닌 능력을 중시한 인재채용을 주장했으며, 각종 민생 개혁정책을 내놓아 국난에 처한 조선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류성룡의 개혁의지를 알려준다.

 

5나라를 구했지만 더 큰 시련이 시작되다에서는 일본과의 화친을 주장해 나라를 그르쳤다는 이유로 탄핵을 받고 삭탈관직을 당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 칩거한 채, 저술과 학문에 몰두했던 류성룡의 진면목을 알려준다. 6나는 평생에 세 가지 한이 있다에서는 정치가, 전략가, 학자로서의 류성룡의 학문관과 인생관을 담았다.

 

이 책에서 류성룡은 걱정할 일이 외부의 적 뿐만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국가가 적의 침입을 당한 지 2년이 되었고, 적이 도성에서 물러간 지도 이미 9달이나 되었습니다. 그 사이 세월은 모두 헛되이 지나가고, 나라는 너무도 빠르게 멸망하는 지경으로 달려가고 있는데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겠습니까?”(p.144)라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언행과 류성룡의 언행을 비교해 보게 되었다.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에 류성룡과 같이 나라를 위해 할 말을 하고 행동으로 본을 보이는 정치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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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 서울대 최종학 교수와 함께 떠나는 문화기행
최종학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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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은 청년과 장년을 구분하는 최종 경계선이다. 인생의 생명 곡선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하강하는 동시에 일, 심리, 사고방식과 생활 등에 뚜렷한 변화가 발생한다. 원하든 원치 않던 누구나 맞게 되는 중년의 시기는 흔히 인생의 2의 사춘기라 불린다. 해고에 대한 불안, 승진경쟁, 자녀의 결혼, 노화에 대한 걱정 등 대한민국 중년 남성이라면 일반적으로 많은 사회적·심리적 변화를 겪는 시기다.

 

나 역시 벌써 마흔을 넘어섰다. 젊은 시절에는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예술이나 문화에 대해별 관심이 없었다. 음악을 들어도 별 감흥이 없었고, 미술관에 가 봐도 별 재미가 없었다. 남들은 바람에 지는 꽃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데 나는 무엇을 봐도 그저 무덤덤했다.

 

그러나 요즘 남들보다 늦어서야 청춘이 되어 가슴앓이를 하는 느낌이랄까 이제는 음악을 듣거나 미술작품을 감상하면 느낌이 다르다. 비로소 문화와 예술이 이래서 좋은 것이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현재 서울대학교 MBA, 최고경영자과정(AMP), CFO 전략과정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회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출판하고 편집위원 활동을 하는 등 활발히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최종학교수가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악·미술·영화·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러 이야기를 담았다. 노래 한 소절 한 소절, 그림 속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이 책은 모두 다섯 파트로 나누어 구성했다. PART1 ‘감성을 찾아 떠나는 음악여행에서는 김광석과 이문세, 신승훈, 곽진언을 비롯해 사라 브라이트만과 엔니오 모리코네 등에 대한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드라마와 영화, 방송 프로그램 등을 다룬다. PART2 ‘감성을 찾아 떠나는 미술여행에서는 최후의 만찬’,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이삭 줍는 여인들등 널리 알려져 있는 그림의 숨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자크 루이 다비드, 미켈란젤로, 밀레 등 화가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흥미롭다.

 

PART3 ‘감성을 찾아 떠나는 영화여행에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반지의 제왕’, ‘명량등에 대해 다룬다. 영화 속에 현실을 투영하기도 하고, 영화 속에 숨어 있는 역사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PART4 ‘감성을 찾아 떠나는 국토여행에서는 저자가 그간 다녀온 여행지 정선, 영월, 단양, 수안보, 속리산, 삼척, 괴산, 충주, 제천에 대해 다룬다. PART5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여행에서는 가족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음악, 미술, 영화를 보니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것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좋았다. ‘최후의 심판이라는 그림을 보면 베드로가 기저귀를 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이 그려졌을 당시 그림을 보고 교황은 자신을 베드로로 그려놓았으니 기분이 좋았을 법도 한데, 벌거벗고 있으니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이 책을 통하여 문화와 예술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되어 너무 좋았다. 앞으로는 가능한 음악도 듣고, 영화도 감상해야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 책은 인생의 마흔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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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 역사를 경계하여 미래를 대비하라, 오늘에 되새기는 임진왜란 통한의 기록 한국고전 기록문학 시리즈 1
류성룡 지음, 오세진 외 역해 / 홍익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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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매우 중대한 사건이었다. 조선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절대절명의 국란의 위기를 맞이한다. 국가의 통치체제와 기강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위정자들의 무기력한 모습 속에서 백성들은 절망 속에 죽음을 맞이한다.

 

조선은 중국과 미국, 일본이라는 세계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으면서도 침략군에 맞설 힘이 없었다. 자신의 땅을 전쟁마당으로 내줄 수밖에 없었던 나라였다. 왜와 명의 싸움에 자기 나라 백성이 죽고, 자기 나라 가축과 곡식이 강탈당하는데도, 왕과 신하들, 장수와 병졸들은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도망가기 바빴다.

 

이 책은 철학, 역사학, 한문학, 일본학을 전공한 3,40대 소장학자들이 참여하여 7년여에 걸친 전란 동안 조선의 백성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상황을 기록하고 일본의 만행을 성토하면서, 그러한 비극을 피할 수 없었던 조선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후대에 교훈을 전하는 고전 징비록을 현대 언어로 풀어쓰고 편집한 것이다.

 

징비(懲毖)’[시경(詩經)]에서 따온 말로 지난 일을 경계하여 후환을 대비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목적으로 저술된 [징비록]은 조선시대 최고의 기록문학으로 평가받는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중심에서 총지휘관 역할을 했던 류성룡이 지난 전란을 회고하고 반성해 뒷날의 근심이 없도록 삼가하고자 쓴 아픈 역사에 대한 피눈물의 기록이다.

 

류성룡은 퇴계 이황의 수제자로 주자학, 양명학, 불교, 도교, 병학에 해박한 당대 최고 수재였다. 전란 중에 국가의 대신으로 임금을 따라 피난길에 나서고 방어책을 세우고 군무를 담당했으므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황과 대궐의 사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었다. 일찍이 이순신의 능력을 알아보고 정읍 현감이라는 미관말직에 있던 그를 전라 좌수사로 추천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원은으로 정치적 분당의 발생과 붕당 정치의 심화를 꼽는다. 통신사로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고 돌아온 동인 김성일과 서인 황윤길의 의견이 대립했던 탓에 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또한 전쟁이 발발하자 임금이 한양을 버리고 도망가고, 대신들이 임금을 버리고 도망가고, 고을의 장수들이 성을 버리고 도망가고, 백성들이 나라를 버리고 적의 무리가 되는 등, 자신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사대부와 당쟁을 일삼으며 백성을 돌보지 않던 조정을 볼 때 이 책을 읽는 내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전쟁에서 홀로 싸우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류성룡은 이순신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없는 친구로서 미안하게 생각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 당시의 조선이 얼마나 썩었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임진왜란 7년은 그저 16세기의 역사가 아니라, 여전히 열강에 의해 둘러싸이고 늘 함께 하면서도 그 정체를 알길 없는 북한과의 대치가 항시적으로 위협이 되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복기하게 만든다. 답답하게 전개되는 조선의 정황을 보며, 21세기의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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