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생각에 속을까

왜 우리는 생각에 속을까 - 자신도 속는 판단, 결정, 행동의 비밀
크리스 페일리 지음, 엄성수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5년 5월

우리의 삶은 무의식적인 마음에 의해 지배된다. 삶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생각들, 스스로 깨닫지 못한 채 하는 움직임들, 다른 누구 때문에 한다고 생각하는 행동들에 의해 결정된다. 미처 눈치 채지 못하거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이런저런 말과 색깔, 몸에 밴 행동들, 기타 다른 신호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째서 이긴다고 믿으면 정말 이기게 될까? 최근 유행의 패션보다 빨간색 옷이 더 섹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100명의 일보다 한 사람 일에 더 신경 쓸까?

이 책은 케임브리지대에서 진화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인간에 대해 탐구한 전문가인 크리스 페일리 박사가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의 의식이 얼마나 오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 의식이 자신을 의식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비친 자신을 의식할 수 있을 뿐이며 진짜 나를 찾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생각만으로는 그 생각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에서는 우리가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이유가 우리가 예상하는 이유와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저자는 도덕은 합리적이지 않고 기억은 진리가 아니며,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독립적이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2부 ‘의식이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실제로 무의식이 한다’에서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제로 거의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연인을 선택하는 것이나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은 고사하고, 손가락 하나 들어 올리는 것도 의식적으로 하지 못한다.

3부 ‘뇌는 외부로부터 내부로 의식을 형성해 간다’에서는 의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의식이 외부로부터 내부로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려준다. 4부 ‘마음은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유용하다’에서는 우리가 왜 그런 의식을 가졌는지 설명한다. 우리가 얼마나 성공적인 삶을 사느냐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얼마나 잘 예측하느냐에 달려 있다. 5부 ‘의식은 뇌 속 조언자 중 하나지만, 영향력은 있다’에서는 자신을 모델로 삼을 경우의 결과 중 하나를 살펴본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일과 잘 발달한 우리 뇌가 주는 조언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경우다.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의 의식이 얼마나 오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어떤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선택하기 때문에 그것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의식적인 결정을 한다고 여기는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는 무의식이 결정하는 것이며, 의식은 그 결정을 합리화시켜줄 이유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우리는 그런 이유가 순전히 지어낸 것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자의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후 의식적으로 자유롭게 판단하고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의식에 너무 얽매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 생각이야말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줄 더없이 좋은 안내자라고 믿는다. 그리고 자신을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솔직히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