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나는 텃밭에 간다 - 판다 할부지 강철원의 다정한 식물 수업
강철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3월
평점 :
예약주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강원도 평창, 속사리에 전원주택을 짓고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무공해 텃밭부터 살구, 복숭아, 달래, 산머루, 포도 등 없는 게 없다. 나무들이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이 책은 에버랜드 동물원에 입사해 주키퍼의 삶을 살고 있으며, 동물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동물학과 동물번식학을, 동물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조경학을 공부했으며, 2016년 자이언트판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맡으면서 판다 아빠,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한 끝에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푸바오로 인해 판다 할부지로 불리고 있는 강철원 저자가 평생을 동물들과 교감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온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의 소음을 뒤로하고 텃밭이라는 작은 우주에서 길어 올린 삶의 철학을 들려주는 흙과 생명, 그리고 기다림이 주는 가장 정직한 위로를 담은 기록이다.



 

저자는 매일 아침 텃밭에 나가 씨앗을 뿌리고 잡초를 뽑으며, 계절이 바뀌는 과정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텃밭에는 요행이 없다. 뿌린 대로 거두고, 정성을 들인 만큼 자라난다. 저자는 이러한 농사의 원리가 우리네 인생과 꼭 닮아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가족과 사회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놓쳤던 과정의 즐거움을 텃밭에서 다시 발견하는 과정은, 은퇴 후 무료함을 느끼거나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휴식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흔히 무엇이든 빨리 결실을 보기를 원한다. 하지만 텃밭의 식물들은 억지로 잡아당긴다고 자라지 않는다. 저자는 식물이 스스로 자랄 때까지 기다려주는 인내의 시간을 통해 기다림의 미학을 설파한다. 이는 우리 세대에게 큰 위로가 된다. 남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할 필요 없이, 나의 속도대로 나만의 인생을 꽃피우면 된다는 사실을 흙이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흙을 만지고 채소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행위는, 노년의 조급함을 평온함으로 바꾸는 최고의 마음 치유법이 된다.



 

저자는 텃밭에서 만나는 작은 벌레 하나, 잎사귀 하나도 귀하게 여긴다. 그들과 대화하고 공존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노년기에는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며 외로움이 찾아오기 쉽지만, 텃밭은 결코 혼자 있는 공간이 아니다. 식물들은 저자에게 매일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정서적인 충만함을 선물한다.



 

저자가 직접 키운 채소로 차린 식탁은 그 자체로 치유의 시간이다. 직접 땀 흘려 얻은 소박한 먹거리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정화한다. 70대의 건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음식과 적당한 움직임인데, 텃밭 가꾸기는 이 두 가지를 완벽하게 충족시킨다. 흙을 고르고 물을 주는 가벼운 노동은 근력을 유지하게 하고, 그 결실을 먹는 즐거움은 삶의 의욕을 고취한다.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작은 마당이나 베란다 텃밭이라도 당장 시작하고 싶은 건강한 욕구가 샘솟는다.

 

이 책은 매일 아침 새로운 희망을 품는 법을 가르쳐준다. 저자는 텃밭을 통해 내일의 날씨를 걱정하기보다 오늘의 씨앗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칠순이 넘은 우리 세대가 가져야 할 태도 또한 이와 같지 않을까?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을 잠시 덮어두고, 오늘 내가 돌봐야 할 나의 텃밭(건강, 마음, 소중한 인연)’에 정성을 들이는 일 말이다.

 

인생의 황혼기를 가장 맑고 푸르게 가꾸고 싶은 모든 동년배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마 책장을 덮고 나면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의 마음속에도 작은 텃밭이 하나 생길 것이다. 흙 냄새 가득한 책장을 넘기며 느끼는 평온함은, 그 어떤 화려한 성공보다 더 깊고 진한 행복으로 남은 생을 채워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