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집에 가기 싫다 - 남편이 못마땅한 아내와 반항하는 남편의 심리학
이시쿠라 후미노부 지음, 김정환 옮김 / 황금부엉이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노후를 따뜻하게 지내려면 젊은 시절에 난로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라는 독일 속담이 와 닿는 요즘이다. 젊어서 자식 키우는 데만 열중했지, 부부간 결속과 사랑을 다지는 데는 소홀히 해온 결과가 아닐까 싶다.

 

요즘 남편들의 불만을 들어보면 연애할 때는 애교도 많고 생글생글 잘도 웃더니, 남편이 하는 일마다 못마땅해 하고, 때론 아무것도 아닌 일에 버럭 짜증을 내면서 늘 화난 사람처럼 뚱하다!”고 아내에 대한 불만이 대단하다.

 

남편들은 아내가 어느 순간 딴 사람으로 돌변했다고 투덜거린다. 게다가 한 번 발동이 걸리면 끝없이 이어지는 잔소리에 기억도 나지 않는 옛날 옛적의 실수까지 하나하나 들춰내는 집요함은 지겹다 못해 공포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은 오사카대학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 준교수를 거쳐 오사카 쇼인 여자대학 학예학부 건강영양학과 해부생리학실 교수이며, 순환기과 전문의인 이시쿠라 후미노부 박사가 서로에게 콩깍지가 벗겨지기 시작하는 결혼 5년차 이후 본격화되는 부부간 위기 상황에서 아내의 속마음을 읽지 못해 매번 궁지에 몰리는 남편들을 구원해 줄 처방전을 제안한다.

 

나 역시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아내의 속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평생 힘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결혼했을 때만 해도 아내가 그렇게 사랑스럽고, 하는 일들마다 그저 좋기만 했는데, 지금은 사사건건 맞선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보고 이 여자와 결혼했을까?”, “이런 좋지 못한 점이 이 사람에게 있었나?”라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난다. 아내 역시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굳이 모든 것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라는 미련은 빨리 버리라고 조언하고 있다. 남편들에게 필요한 건 연애 시절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현재의 아내를 좋게 보며, 사랑으로 감싸 안으며, 평화롭게 공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정년 후에는 아내와 함께 둘만의 여행은 꿈도 꾸지 마라고 조언한다. 남성이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과 여성이 원하는 여행 스타일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여행 중 둘이 계속 함께 붙어 다니면서 사사건건 부딪히는 사이에 작은 짜증이 쌓이고 쌓이다 결국 사소한 일이 빌미가 되어 큰 싸움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심지어 이것이 계기가 되어 황혼 이혼의 위기를 맞이하는 경우도 생긴다.

 

저자는 원앙 부부가 되려고 억지로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부부라 해도 어차피 생판 남끼리 만난 관계이므로 적당히 원만하게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고 서로에게 마이너스도 되지 않는다면 부부관계를 지속할 이유로 충분한 것이다.

 

이 책은 중년의 남편들은 물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년이던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년 이후의 노년들에게 꼭 필요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난 가끔 집에 가기 싫다 / 이시쿠라 후미노부 저/김정환 역 / 황금부엉이 /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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