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그리고 치유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위로해주는 365개의 명언과 조언들
M. W. 히크먼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월호 참사, 판교 환기구 추락사고와 같은 수많은 사건, 사고가 터지고 있고 예기치 못한 사별에 한없는 슬픔에 잠긴 사람들이 많다. 누구나 인생에 있어서 한 번쯤은 이별을 겪는다. 그럴 땐 세상 모든 슬픈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고, 세상이 다 끝난 듯한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사고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는 한 사고로부터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련의 사고들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은 마치 사고공화국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처음 상실을 겪은 직후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상실의 슬픔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 된다. 어떻게 보면 진짜 슬픔은 이때부터인지 모른다. 관심을 가져주던 이들은 속속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세상은 전과 다름이 없다. 선한 의도로 사람들이 건넨 위로는 비수가 되기도 하며, “아직도 슬퍼하고 있느냐는 말은 나를 나약한 사람으로 만들고, 애도할 시간을 앗아간다. 그들이 나쁜 것이 아니다. 같은 경험을 하지 못했기에 공감을 하기 힘든 것일 뿐. 이럴 때, 우리는 대체 어떻게 상실의 상황을 견뎌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콜로라도 산맥에서 휴가를 즐기던 어느 화창한 여름날 오후, 열여섯 살 딸을 낙마 사고로 잃은 저자 히크먼이 미국 사회 전체가 슬픔에 잠겨 있던 시기, 비통함에 빠진 유가족들을 위해 쓴 글을 모은 것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마음들에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그 아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이야기다.

 

이 책은 심리학 서적이나 이론서가 아니다. 사람마다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노래방에서 이별 노래를 부르며 눈물 흘려본 이들도 꽤 있을 것이다.

 

릴리 핑커스는 상실의 최종 결과와 그것에 수반되는 모든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인다고 해서 꼭 삶의 질이 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살아가면서 새로운 성격의 실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알게 되었다. 또한 슬픔과 애도라는 괴로움을 통과하지 않고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았다.”(p.183)고 말했다.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이 다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정리되고 내게 무엇이 남았는지 돌아볼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지혜를 얻게 된다. 아마도 그때는 지혜를, 고통과 불안을 견디는 능력을 얻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11일부터 그해 1231일까지 일기 형식의 명상집으로 쓰였기에 어느 달, 어느 날을 펼쳐 읽어도 상관없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긴 문장으로 되어 있지 않고 한 페이지의 짧은 문장으로 되어 있기에 읽는데 부담이 없다.

 

유명한 성인들과 윌리엄 셰익스피어, 빅토르 위고, 괴테와 같은 명사들의 격언이 그날의 명상과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매일의 명상 끝에는 그날의 깨달음이 요약되어 있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슬픔을 당할 때 위로를 받을 수 있고 다시금 용기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사랑하는 이를 잃고 힘겨워하는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 대신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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