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회계학 및 회계원리 수업을 수강하고 회계에 관한 기초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학교 특강을 통해서 재무에 관련된 지식도 배울 수 있었다. 복잡하게 얽힌 경영의 세계, 특히 M&A나 금융위기 같은 중요한 상황에서 벌어진 기업들의 의사결정 과정은 흥미롭지만 그 자세한 내막을 외부에서는 알 수가 없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진실의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 책은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손꼽히는 대한민국 경영대가 최종학 교수의 세 번째 책으로 회계와 숫자가 기업 의사결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특히 최근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들의 이면을 보여주며 회계나 숫자가 기업의 흥망성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이 책에는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와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와 뒷이야기’, ‘키코(KIKO)를 둘러싼 논란과 사건의 전말’ ‘저축은행 사태로 살펴본 부실 회계감사 문제의 해결책’ ‘재무적 측면에서 살펴본 현대건설의 몰락과 부활’ ‘M&A를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 방법들의 차이점’ ‘왜 현대자동차가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했을까?’ 등 국내외의 굵직한 사건들이 왜 발생하게 되었고, 의사결정의 중심에서 숫자경영이 어떻게 쓰였는지 밝히고 있다.
시장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회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보 이용자들의 인식은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경영을 비행기 조종에 비유한다면, 회계데이터는 조종석 계기판에 나타나는 숫자에 비유한다. 계기판은 경영자인 기장에게 시시각각 변하는 기체의 고도, 속도, 자세, 방향을 즉시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와 같은 계기판이 없으면 지금 어느 곳을 비행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종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회계에 무지한 경영자가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감각에만 의존해 비행기를 조정하는 것과 같아서 큰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회계는 경영활동 과정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자에게 단순한 직관이 아닌 계량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 책은 모두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회계를 알면 숨겨진 이면이 보인다’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건의 이면을 회계지식을 통해 들여다본다. 한화와 대한생명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하여 벌어졌던 일들, 금호아시아나와 유진 그룹의 M&A 구조의 차이, 현대건설의 부활과 M&A 사례들을 소개한다. 2부 ‘의사결정의 중심에 숫자경영이 있다’에서는 회계자료 및 기타 숫자들이 경영 및 일반 의사결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3부 ‘회계제도의 보완과 개선,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는 현행 회계실무의 문제점과 개선책에 대해 살펴본다.
4부 ‘회계정보의 성과평가와 보상에서의 활용’에서는 회계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가장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EVA, EBITDA 전략의 실행 등 이슈들을 통해 생각해본다. 5부 ‘경영에 대한 단상 8가지’에서는 가볍게 다루지 말아야 할 이슈들을 짧고 쉬우며 재미있는 칼럼들로 소개한다. 6부 ‘회계학 카페’에서는 저자가 오랫동안 써왔던 글들 가운데 음악, 여행, 미술에 관한 각 한 편씩의 글을 소개한다.
나는 회계를 골치 아프고 어렵다고 생각하고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있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기업의 경영자나 경영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은 흥미와 더불어 실증적 교훈을 줄 것이므로 꼭 한번은 읽으라고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