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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경영하라 - 어떻게 똑똑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
민재형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2월
평점 :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슬로건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슬로건은 사실 모 가전제품 업체의 광고 카피로 유명한 문구이다. 가전제품의 경우, 한 번 구매하면 보통 오래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그 선택에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인생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기 위해 부모, 친구, 스승, 상사의 조언을 들어야 하고, 목표가 결정되면 과감히 밀고 나가야 한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작은 기업의 사장도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반면, 물론 신중함도 필요하지만 신속함이 더욱 필요한 문제도 있다. 그리고 선택의 영향이 짧은 기간 동안 작은 효과로 나타나는 결정도 있고, 한 번 결정하면 도저히 돌이키기 힘들만큼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결정들도 있다.
이 책은 서강대학교 경영학부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의사결정론과 경영과학 등을 가르치는 경영학자로서 의사결정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민재형 서강대 교수가 인간의 직관적 판단 행태와 의사결정 심리를 흥미롭게 파헤쳤다. 저자는 개인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의사결정은 신속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많은 사람을 판단의 덫에 걸려들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일을 해서 발생하는 피해보다 어떤 일을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피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인 ‘부작위 편향’, ‘확신의 덫’ 등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은연중 지배하는 생각의 규칙을 먼저 점검하라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저자는 아직도 많은 조직에서 특정한 몇 사람의 제한된 경험과 직관에 의지해 공적인 선택을 사적인 선택처럼 행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지적한다. 조직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택이 점심 메뉴를 선택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과 판단, 의사결정에 지나칠 정도로 확신을 갖는 리더들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개인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의사결정은 신속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많은 이들을 판단의 덫에 걸려들게 한다. 이를 제대로 인지하고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규칙을 점검한다면 누구나 지금보다 훨씬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인간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지각하지 못하고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선택적 지각이라 한다. 그로 인해 어떤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데 필요한 유용한 정보들이 갖춰져 있어도 자신이 현재 갖고 있는 생각을 확신시켜주는 정보에 애착을 갖는 경우가 많다. 주어진 정보나 메시지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식하고 해석하다 보면 확신의 덫에 빠지기 쉽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리고 두 귀를 열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아야 할 전문가들도 확신의 덫에서는 무력하다고 꼬집는다. 무리하게 M&A를 추진하다 자충수를 둔 기업이 어디 한둘인가. 제대로 된 사전 조사 없이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철수하거나 진출 계획을 백지화한 사례도 부지기수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객관성을 잃지 않고 올바르게 판단하려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아울러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젖어 있는 잘못된 판단 습관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 대안과 지침을 담은 이 책이 편견의 색안경을 벗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