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실수하라 -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모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조언
닐 게이먼 지음, 임헌우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세상에 살면서 실수하지 않고 살기를 원한다. 실수를 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상당한 노력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이 <멋지게 실수하라>이다.

 

이 책은 표지에 실수하라는 글자 중 자를 거꾸로 적어놓았다. 제목조차 실수를 한 것으로 생각하기 위해서일까?

 

이 책은 세계 판타지 팬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닐 게이먼이 필라델피아 예술대학의 졸업식에서 한 19분의 연설문을 타이포그래피로 만든 책이다. 그는 연설에서 미래 창작자를 대상으로 포기하지 말고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연설문답게 분량이 그리 길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번역이 된 책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디자이너 임헌우 계명대학교 교수가 디자인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번역까지 하게 된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이렇게 생긴 사람도 있고, 저렇게 생긴 사람도 있다. 저마다 사람은 다른 점이 있듯이 자기얼굴을 가꾸며 자기얼굴에 자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책에도 책만의 개성이 존재하는데 책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표지다. 표지를 잘 만들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과정이 디자인이다.

 

이 책의 제목도 그렇고, 작가도 실수를 멋지게 하라고 권한다. 얼마 전에 고향에 갈 일이 있어서 자동차를 몰고 경부고속도로로 가기 위해서 수원IC로 진입했으나 미처 차선을 변경하지 못해 하이패스로 들어서고 말았다. 잠깐 정신을 다른데 팔다가 실수해서 상주IC에 가서 확인을 하고 요금을 내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말았다.

 

어른들은 젊었을 때의 실수야말로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우리 사회가 실수를 잘 용인하지 않는다. 한번 넘어지면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를 두려워하게 된다. 실수를 젊음의 특권으로 만들지 못한다. 그래도 앞으로는 실수를 용인하는 사회가 다가오지 않을까. 뭔가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실수를 많이 해 봐야 한 사람의 성장이 이루어진다.

 

미사여구로 꾸미지 않은 이 책은 읽는 책이면서 보는 책이기도 하다. 그동안 진부하고 상투적인 격려가 아닌 담백하고 매력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없애고 축 처졌을 때나 위로가 필요하고 용기가 필요할 때 편안하게 어느 곳이든 펼쳐 읽으면 좋을 것이다.

 

지금도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지 그런지 불안감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은, 두려움을 버리고 당당하고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다음의 문장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거 정말 훌륭하군요. 당신도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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