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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구시 한국경제 - 통념을 허무는 10가지 진단과 해법
강신욱 외 지음, 원승연 엮음, 이건범 기획 / 생각의힘 / 2013년 6월
평점 :
한국 사회는 지난 10여 년간 젊은이들의 고생과 좌절, 성장률 하락, 불평등과 고용 불안, 소득분배의 악화, 자살률 OECD 1위, 고령화와 출산율 세계 최저 등의 문제를 경험한 지 오래다. 왜 한국 사회는 당면한 문제의 대해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이 책은 국책 및 민간연구기관 또는 대학에서 다년간 관련 분야의 정책을 연구해 온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등 정책 전문가들 10명이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외 환경, 분배, 고용, 교육, 부동산, 정부지출 및 전력 문제에 대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보수와 진보의 절충, 좌와 우의 평면적인 중간지대를 뜻하는 중도와는 달리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실체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책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세 글은 북한을 포함해 한국경제를 둘러싼 국제 환경을 다루는 것으로서 한국경제가 글로벌 사회에서 처한 위치를 살펴본다. 두 번째 글은 한국경제의 내부로 들어와 현재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소득분배와 고용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논한다. 세 번째 글은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주제, 즉 교육과 부동산, 정부지출 및 전력 문제와 관련해 그 본질을 해부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세계적 범위의 금융위기가 발생했지만 자본주의 경제는 그 위기의 재발을 억제할 정도의 과감한 개혁은 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금융위기 예방 임무가 여전히 개별 국가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장표 부경대 교수는 이 책에서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야 한다”고 하면서 청년고용에 대해서 “우리사회는 왜 성장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안 좋은 일자리만 계속 늘어났을까?” 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 이유는 중소기업과 재벌의 격차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어느새 대기업은 좋은 일자리, 중소기업은 나쁜 일자리로 갈라졌다. 홍 교수는 이제는 중소기업의 안 좋은 일자리를 괜찮은 일자리, 좋은 일자리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실사구시(實事求是)’란 17세기 중국 청나라의 영향을 받은 조선의 실학자들이 외치던 이념으로서 실학자들은 보고 듣고 느끼는 객관적인 사실,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야말로 학문적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실사구시’는 내용은 없고 허울뿐인 구태를 벗어나 실제 생활에서 다시금 출발하자는 자기각성과 자기반성의 근대 지향적 사상이며 학풍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제 중국의 ‘부상’은 더 이상 가부(可否)의 문제가 아니며, 그 도래 시점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따라서 한-중 간 국력의 차이가 커질수록 양국 관계에 내재된 전략적 딜레마도 점차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즉, 100여 년 전 조선이 품을 수밖에 없었던 깊은 번민을 이제는 초강대국이자 전략동맹인 미국과 부상국이자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 사이에서 한반도가 다시 한 번 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그것은 보수와 진보의 중간적 절충, 실사구시 정신에 서서 믿음을 교류하는 과정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