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현실적 방안
송원근.강성원 지음 / 북오션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는 자신의 저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서문에서 “200년 전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고, 100년 전 여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하면 감옥에 집어넣었다”며 “지금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를 찾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시장의 폐해를 지적하며 정부의 역할을 계획경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자유시장경제하에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 사회 전반의 시스템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이런 주장은 당시 주류경제학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장하준의 논지에 맞서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한다. 정부의 규제와 개입은 자본주의 성장동력인 경쟁과 혁신을 가로막아 생산성을 떨어뜨림으로써 성장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이 지난 2월 ‘계획을 넘어 시장으로’란 반박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보고서를 바탕으로 장 교수의 오류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쓴 것이다. 시장경제 시스템의 작동방식과 특성들을 자세히 설명해놓아 ‘그들이 말하지~’와 비교해가며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자신이 무엇보다 자유시장 옹호론자답게 정부의 역할에 부정적이다. 저자는 장 교수가 정부 개입 일반론을 들어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없다’는 주장에 대해, 자유시장을 정부의 개입이 없는 상황으로 설정한 잘못을 먼저 지적한다. 그런 논리라고 한다면 자유시장은 무정부 상태에서만 존재할 것인데, 오히려 자유시장은 정부의 운영이 가장 고도로 발단된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관찰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개입이 시장친화적이냐, 반시장적이냐란 얘기다.
저자는 정부 개입의 잘못된 반시장적 개입의 대표적 예로 산업정책을 들고 있다. 정부가 특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어떤 기업에 특혜를 줄 경우에, 자원배분을 왜곡하고 경쟁을 제한해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결국 금융기관들이 생산성 높은 기업을 선별하는 능력을 퇴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은 장하준의 책의 구성에 맞춰 23가지 테마로 그의 장 교수의 주장이 너무 한 쪽으로 편향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장하준의 주장대로 과연 규제만이 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길인지, 미국 경영자들이 지나치게 비합리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지, 다국적 기업이 정말 자국 편향적인지, 보호무역정책 덕분에 선진국이 지금의 부를 이룰 수 있었는지, 소득재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등을 자세하게 살펴본다.
모든 주장에는 나름대로 옳은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 장하준의 주장을 ‘시장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이라고 정리한다면, 그의 약점은 ‘정부 만능주의’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같이 개발도상국의 한계를 벗어나기 시작한 국가는 더 이상 정부가 앞서서 투자하고 기업이 따르는 방식에 안주할 수 없다. 장하준은 ‘산업정책’으로 대표되는 그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너무나 많은 변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고, 균형이 무너졌음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