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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 빌려주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
리사 갠스키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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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58년 GM의 CEO인 찰스 윌슨은 “제너럴모터스(GM)가 전진하면 미국도 전진한다.”는 말을 했다. GM은 수십 년 동안 자동차 제조업의 거인으로 미국의 주력 산업을 지배해왔으며, 그 브랜드와 사업 모델은 수많은 기업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2008년 말 GM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의회에 구걸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고,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미국의 포드 등 유수의 자동차기업을 제치고 기세등등하게 세계 1위의 위치를 점하고서 승승장구 하던 토요타는 자동차 브레이크 결함으로 인해 대규모 리콜 조치 되었고, 그 명성은 하룻밤만에 추락했다. 20세기를 지배한 산업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그러는 사이 주요 산업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혀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회사가 무대의 전면으로 등장했다. 설립한 지 이제 10년밖에 안 된 집카라는 자동차회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집카는 자동차를 만들지도, 팔지도, 수리하지도 않는다. 단지 자동차를 ‘공유’할 뿐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09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30퍼센트 상승해 1억 3000달러를 넘어섰다. 지금은 미국, 캐나다를 넘어 유럽 전역을 무대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집카와 같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잠시 사용하도록 ‘공유’해 주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메시 비즈니스’다.
‘메시 비즈니스’의 탄생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판매하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을 하나로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과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한 거대 기업들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맞물려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한 것이다. 이 책은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지배하는 '메시 비즈니스'에 대해 살펴본다.
이 책은 요즈음 각광 받고 있는 빌려주는 서비스에 주목한다. 직접 소유하기보다는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메시의 핵심 전략은 한번 물건을 판매하고 수익을 확정짓는 일반적인 관행을 탈피하여 같은 제품을 ‘여러 번 파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순수익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자원을 덜 소비하고 비용을 낮추는 혜택까지 가져다준다. 메시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 거래를 관리함으로써 다양한 사업 기회가 생기고, 브랜드가 강화되며 물건을 한번 팔고 마는 기업보다 크게 성장할 기회도 생기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메시의 도래는 곧 디자인의 제1원칙으로 돌아가기 위한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메시 사업 모델에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은 두고두고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매우 기능적이면서도 사용이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 제품 수명이 끝나도 수리해서 다시 쓰거나 업그레이드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된 것이어야 한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친환경디자인’ 도는 ‘그린디자인’이라고 하는 트렌드를 형성했으며 계속해서 신제품을 만들어내고 낭비를 부추기는 경제적이고 정책적인 인센티브 혜택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메시 사업 모델은 제품을 공유하므로 제품에 관한 정보는 물론이고 고객들의 피드백도 끊임없이 소통한다. 결과적으로 쓰고 버리는 문화의 논리는 완전히 뒤 바뀐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메시 디자인의 특징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그것은 튼튼하고, 유연하고, 고칠 수 있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