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과학 - 이윤석의 웃기지 않는 과학책
이윤석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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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복이 온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 등 웃음과 관계된 많은 속담들이 있다. 그만큼 웃는 얼굴이 보기에도 좋고 사람의 마음을 좋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웃음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웃음은 절박한 상황에서도 조직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집단역학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하하하’ 입을 벌리고 큰 소리로 웃으면 옆으로 강하게 전염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진 찍을 때 함박웃음을 짓는 사람들은 가장 긴 수명을 누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1시간 동안 크게 웃으면 헬스클럽에서 30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만큼 열량을 소모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웃으면 행복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 엔도르핀이 분출되므로 스트레스 감소 효과도 크다. 웃음은 얼굴 운동도 된다. 최소 15개 이상의 얼굴 근육이 움직여야 하므로 얼굴 피부가 유연해지고 건강해진다.

웃음을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일생 동안 50만 번 이상 웃는다고 한다. 인간의 삶을 80년으로 본다면, 우리는 잠자는데 26년, 일하는데 21년, 밥 먹는데 6년, 사람을 기다리는데 6년, 웃는데 22시간 3분을 보낸다고 한다. 다른 활동에 비하면 우리는 생애 대부분을 웃지 않고 보낸다고 할 수 있다.

요즈음은 웃음 치료사, 웃음 전도사라는 직업이 생겨났을 정도로 웃음의 의학적 효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웃음이 암이나 심장병 등 심각한 신체 질환에서부터 스트레스나 비만과 같은 현대인의 고질적인 질병에 어떤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핀다. 웃음은 수많은 호르몬과 면역 물질을 생성시키고 활성화시킴으로써 건강과 장수에 도움을 준다.

최근 우리나라의 사교교육의 대명사인 ‘위스키’를 연발하는 한 여성 강사가 있었다. 이 사람은 웃는 얼굴이야말로 사교 활동에서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편한 얼굴이라고 말했다. 모든 가정의 행복과 사회의 행복은 웃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웃는 얼굴을 강조했다. 우리가 이런 웃는 얼굴을 자주 한다면 우리사회는 좀 더 화기애애해지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개그맨이자 신문 방송학 박사인 이윤석이 진화생물학과 심리학, 뇌과학, 의학 등 최근 10여 년간 눈부시게 성장한 웃음에 대한 흥미로운 과학적 연구 성과들을 중심으로 웃음과 유머에 담긴 진실을 파헤친다. 웃음의 진화, 웃음의 발달, 웃음의 뇌, 웃음의 심리, 웃음과 사회, 웃음과 건강이라는 6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웃음의 탄생에서부터 인류 역사와 함께 조금씩 그 모습을 달리한 웃음의 역할, 우리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뇌에서 실제로 웃음이 작동하는 기작 등을 꼼꼼히 살펴본다. 웃음과 미소, 유머의 본질을 밝히고 있는 이 책은 웃음의 주체이자 생산자인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까지 시도한다.

이 책은 실용서가 아니다. 유머나 화술을 가르치거나 처세법에 대해 강의하거나 방송.코미디에 입문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이 책은 웃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거의 웃기는 내용은 없다. 웃음을 다룬 가장 안 웃기는 책이란 것이 이 책의 가장 웃기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과 행복으로 이르는 가장 빠르고 가장 쉽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주, 크게, 더불어 웃으라고 강조한다. 아쉽다면 책을 읽으면서 좀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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