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 시대를 사는 우리 - 코드 너머의 여정
윤은갑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산이 일곱 번 바뀌는 세월 동안 강단에서 성도들을 섬겨온 나에게, 오늘날 불어닥치는 인공지능의 거센 바람은 깊은 사색을 자아내는 화두다. 이제는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코드 너머의 세상’이 도래했다. 윤은갑 대표가 쓴 <AI 시대를 사는 우리>는 이 거대한 문명 전환점에서 기술의 겉모습 대신, 인간다움의 본질과 주체적인 삶의 자리를 묻는 사유의 기록이다. 칠십을 넘긴 나이에 화면 속 자판을 두드리며 AI와 대화를 나누는 일은 때로는 낯설고 두렵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 두려움을 넘어 기술을 통찰하는 귀중한 지혜를 건네준다.
이 책은 단순한 기술 실용서가 아니다. 저자는 챗GPT 등장 이후 AI와 부딪히며 겪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AI가 무엇을 하는가보다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전반부는 인간의 직관과 감성, 창의성, 그리고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한다. 기계가 순식간에 완벽한 대답과 방대한 지식을 쏟아내는 시대라 할지라도, 그 결과를 선택하고 책임을 지는 것은 오롯이 인간의 몫이라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정보가 지혜를 압도하는 시대일수록, 인간 내면의 깊은 울림과 분별력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목회자의 눈으로 이 책을 마주할 때 가장 깊이 공감하게 되는 대목은 ‘판단과 책임’의 영역이다. 인간은 고귀한 지성과 영성을 지닌 존재로 지음 받았다. 그러나 일상의 편리함에 매몰되면 스스로 고민하고 결단해야 할 몫마저 기계에 무심하게 떠넘기기 쉽다. 저자가 강조하듯 “기술은 진화하지만, 인간은 선택한다.”는 진리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AI가 아무리 고도의 연산을 수행한들,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상처 입은 영혼을 위로할 것인가에 대한 궁극적인 방향성은 오직 인간의 양심과 사랑에 달려 있다. 기계는 계산할 수 있어도 진정한 눈물은 흘릴 수 없기 때문이다.

후반부에서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들을 조명하는 부분은 비단 젊은 세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 칠십대 은퇴 목회자라 할지라도 세상의 변화를 외면한 채 고립될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겸허히 이해하고 선한 영향력을 펼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자녀들과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의 언어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노력은,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더 깊은 소통을 나누는 통로가 된다. 기술은 도구일 뿐, 그것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공동체를 이롭게 하는 일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인간의 몫이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이 책의 장점은 AI를 둘러싼 낙관과 비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성 향상 및 새로운 사업 기회를 이야기하면서도 그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기술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 놓이는지 함께 살피고 있다는 점이다.

<AI 시대를 사는 우리>는 급변하는 기술의 파고 속에서 길을 잃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든든한 등대와 같은 책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차가운 거울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이 누구이며 왜 살아가야 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되묻게 만든다. 덧없는 기술의 속도에 현혹되기보다, 삶의 깊은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을 성찰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진심 어린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