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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 영감을 히트곡으로 만드는 수노 AI 작사 작곡 - 쉽고 빠르게 프로처럼 완성하는 작사 · 작곡 · 편곡 · 리믹스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이은하수 지음 / 보누스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은하수 저자의 <천재적 영감을 히트곡으로 만드는 수노 AI 작사 작곡>을 일곱 고개를 넘어선 나이에 집어 들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황혼의 길목에서 신기술이라니, 그것도 청년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인공지능(AI)으로 음악을 만든다니 생소하게 느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세대야말로 골목길 가방 속에 조그만 트랜지스터라디오를 품고 다니며 음악과 함께 청춘을 보냈던 이들이 아닌가. 옛 시절 LP판의 따뜻한 지직거림에 삶의 위로를 얻던 소년이, 이제는 컴퓨터와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기술의 바다 앞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 셈이다.
이 책은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단조로운 기술 지침서가 아니다. 저자는 수노 AI라는 신기술을 통해 음악이라는 예술적 언어를 어떻게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지를 아주 명쾌하고 친절하게 풀어내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기기나 디지털 도구를 접할 때 왠지 모를 두려움과 막막함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낯선 전문 용어로 독자를 기죽이지 않는다. 화면을 하나하나 짚어주듯 차분하게 설명해 나가는 저자의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생경했던 AI 프로그램이 친숙한 도구로 다가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 깊이 울림을 주었던 대목은 AI 기술의 놀라움 그 자체보다는, 그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마음'과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였다. 수노 AI는 훌륭한 곡을 순식간에 뽑아내는 기묘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그 곡에 영혼과 온기를 불어넣는 것은 인간이 입력하는 프롬프트, 즉 우리가 품고 있는 삶의 궤적과 문장들이다. 이 지점에서 70대라는 나의 나이는 걸림돌이 아니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칠십 평생을 살아오며 가슴속에 켜켜이 쌓아둔 수많은 사연과 감정들이 있다. 젊은 날의 격렬했던 열정, 치열하게 삶을 일궈내며 겪었던 좌절과 보람, 그리고 자식들을 다 키워놓고 비로소 맞이하는 노년의 정적과 쓸쓸함까지. 이 모든 세월의 앙금들은 젊은이들이 감히 단기간에 따라 할 수 없는 깊이 있는 가사가 되고 멜로디의 소재가 된다. 이 책은 늙어가는 내 안의 이야기들이 AI라는 날개를 달았을 때 어떻게 세상 하나뿐인 울림 깊은 노래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실제로 책의 안내를 따라 나만의 가사를 적어보고 분위기를 설정해 노래를 만들어보는 과정은 마치 어린 시절 흙장난을 치던 때로 돌아간 듯한 동심과 설렘을 선사했다. 악기를 전혀 다룰 줄 몰라도, 계명조차 제대로 읽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그저 내 지나온 삶의 한 조각을 글귀로 써 내려가자, AI는 순식간에 아름다운 선율을 붙여 내가 꿈꾸던 음악을 들려주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고귀한 영적 체화의 경험이었다.
물론 나이가 나이니만큼 디지털 기기의 화면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거나 세밀한 명령어를 조율하는 과정이 매번 쉽지만은 않다. 때로는 원하는 느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고개가 갸우뚱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가 안내하는 다양한 예시와 실전 노하우를 하나씩 적용해 가며 나와 맞는 음색을 찾아가는 길은, 그 자체로 황혼기에 찾아온 커다란 삶의 활력소다. 머릿속으로만 그려보던 추억의 풍경들이 멜로디가 되어 귓가를 울릴 때의 감동은 이 나이에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이 책은 단순히 최첨단 AI 기술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나이라는 한계와 제약에 갇혀 지내기 쉬운 노년층에게 "당신의 삶도 여전히 창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하는 따뜻한 손길과 같다.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과거의 추억만 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황혼의 계절을 지나고 있는 수많은 동년배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손주들에게 들려줄 나만의 노랫말을 만들고, 지나온 세월을 아름다운 선율로 채워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주저 없이 이 책의 첫장을 넘겨보길 권한다. 인공지능이라는 첨단 문물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우리의 깊은 인생 경험과 만났을 때 비로소 가장 찬란하고 깊이 있는 히트곡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똑똑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의 깊이를 음악으로 바꾸는 이 특별한 여정은, 내 삶의 황혼을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아름답게 물들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