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 시대철학 2
파울 요제프 괴벨스 지음 / 비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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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년이라는 세월을 살아가며 수많은 시대의 변혁과 정권의 유침을 목도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언론이 통제되던 시절, 유언비어가 흉흉하게 도수되던 시절, 그리고 오늘날 손가락 하나로 온갖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미디어의 홍수 시대를 모두 경험했다. 역사의 굽이마다 대중이 어떻게 흔들리고, 선전과 선동이 어떻게 거대한 집단적 광기를 만들어내는지 피부로 느끼며 살아온 셈이다.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의 어록과 기록을 담은 <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라는 책을 집어 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던 지독한 선동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봄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처한 정보의 바다를 어떻게 정결하게 건너야 할지 영감을 얻고 싶었다.

 

괴벨스는 단순한 악인이 아니었다. 그는 대중 심리의 취약점을 귀신같이 파악하고 이를 정교하게 이용할 줄 아는 일종의 기술자였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사상은 서늘하리만큼 치밀하다. “거짓말도 100번 말하면 진실이 된다거나 대중은 지성보다 감정에 움직인다는 그의 명제들은 단순한 선동 구호가 아니라, 대중을 조종하기 위해 설계된 섬뜩한 공학에 가까웠다. 그는 라디오라는 당시의 최첨단 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대중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공포와 분노, 그리고 자만심이라는 감정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칠십 대의 시선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 서늘했던 점은, 괴벨스가 활약했던 20세기 초반의 선전 기법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본질적으로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매체는 라디오에서 유튜브, SNS,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하여 편을 가르고,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키며, 확증 편향을 이용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려는 메커니즘은 괴벨스가 사용했던 방식과 판박이다. 형태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대중의 마음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이 들었다.

 

젊은 시절에는 거창한 구호나 화려한 웅변에 마음이 쏠리기도 했다. 뜨거운 혈기로 세상을 바라보았고, 선명한 대립 구도 속에서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선 지금 깨닫는 것은, 지나치게 선명한 주장 뒤에는 항상 의도된 생략과 조작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괴벨스는 대중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극적인 소음을 퍼부어 이성적인 성찰을 방해했다.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 역시 우리에게 깊이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고 끊임없이 다음 쇼츠와 다음 기사로 이끈다. 이것이야말로 현대판 괴벨스의 유산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단순히 과거 나치즘의 폭거를 비판하기 위한 역사서가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강렬한 경고장이다. 내 삶의 주권과 판단력을 타인에게, 혹은 알고리즘과 매체에게 쉽게 내어주어서는 안 된다. 대중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집단 광기에 동조할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비판적 사고를 지켜내야 한다.

 

인생의 후반전을 지나며 내가 지켜야 할 가치는 더 이상 화려한 구호나 타인을 향한 분노가 아니다. 그것은 침묵 속에서 진실을 분별하는 지혜이며, 어떠한 선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중심이다. 권력이 조작되는 메커니즘을 똑똑히 보았으니, 이제는 그 조작의 손길에 춤추지 않는 성숙한 삶의 태도를 더욱 굳건히 다져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 책을 뉴스나 SNS에 피로감을 느끼며, 대중 매체의 영향력 속에서 어떻게 본인의 주관과 이성을 지켜낼지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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