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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가진 사람으로 살아라 - 원하는 삶을 현실로 만드는 16강 수업
주느비에브 베런드 지음, 박수민 옮김 / 노들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평생을 살아오며 참 많은 것을 쥐려 애썼다. 자식을 잘 키워내기 위해, 번듯한 내 집 마련을 위해, 그리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온 날들이었다. 젊은 시절의 삶이란 늘 무언가 부족했고,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전력 질주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세월이 흘러 머리가 하얗게 세고 손에 남은 것들을 둘러보니, 삶의 참된 풍요는 더 많이 채우는 데 있지 않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주느비에브 베른드의 <이미 가진 사람으로 살아라>는 바로 이러한 인생의 이치를 다정하면서도 명확한 어조로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 책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며, 우리는 이미 그것을 가진 사람처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끌어당김의 법칙이나 마음의 힘을 이야기하지만, 이를 흔한 성공학 서적처럼 ‘부자가 되는 법’이나 ‘원하는 것을 얻는 기술’로 치장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의 인식과 의식을 본질적으로 바꾸는 깊은 내면의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책을 읽는 내내 지난 세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것만 이루어지면 행복할 텐데”, “조금만 더 가지면 안심이 될 텐데” 하며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행복을 유예했던 순간들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결핍에 집중하는 한 우리는 영원히 결핍된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언젠가 가지게 될 것’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미 충만하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내 삶을 바꾸는 진짜 열쇠라는 뜻이다.

칠십이라는 나이는 무언가를 새로이 소유하거나 더 높이 올라가기에는 조금은 늦은 시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렇기에 이 책의 가치가 더욱 깊게 와 닿는다. 이제는 세상을 향해 뻗쳤던 욕망의 손길을 거두어들이고, 내 곁에 남아있는 것들을 가만히 바라볼 때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느껴지는 따스한 햇살, 곁을 지켜주는 배우자와의 정겨운 대화, 건강하게 살아 숨 쉬는 내 몸, 그리고 지나온 세월 동안 쌓아온 삶의 지혜들. 이 모든 것들이 이미 내 안에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정체 모를 평안함과 풍요로움이 밀려온다.

저자가 말하는 ‘이미 가진 사람의 태도’란 허세를 부리거나 현실을 도피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의 존엄성과 감사함을 회복하는 일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부족한 존재로 정의할 때 세상도 우리를 그렇게 대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이미 충만한 존재로 인정할 때 삶은 자연스럽게 조화와 풍요로 채워진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터득한 인생의 진리와도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이 책은 단순히 마음을 다스리는 교양서를 넘어, 삶을 대하는 근본적인 관점의 전환을 요구한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조급해지거나 지나온 삶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이들에게 이 책은 더할 나위 없는 위로와 지혜를 건네준다.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해 버둥거리는 삶을 내려놓고, 이미 내 손에 쥐어져 있던 수많은 보석들을 발견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인생의 해질녘에 서서 이 책을 만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남은 날들은 무언가를 더 채우려 애쓰기보다, ‘이미 가진 사람’으로서의 충만함을 누리며 살아가고 싶다. 내 안의 풍요를 믿고, 매 순간을 감사와 평온함으로 채워가는 삶.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나에게 남겨준 가장 큰 선물이자, 남은 생을 살아갈 가장 아름다운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