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병장수의 길
김연동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느덧 일흔의 고개를 넘어서니 세상과 몸을 바라보는 눈길이 예전과 같지 않다. 젊은 시절에는 앞만 보고 달렸고, 건강이란 그저 타고난 것이며 언제까지나 곁에 머물 줄 알았다. 하지만 세월은 거짓이 없어 몸의 여기저기서 하나둘 경고음을 보내온다. 친구들을 만나도 주고받는 대화의 절반은 어느 병원이 약을 잘 짓는지, 어느 몸에 좋다는 음식이 무엇인지로 채워진다. 이러한 때에 접한 김연동 저자의 <무병장수의 길>은 내게 참으로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주었다.
이 책은 단순히 ‘오래 사는 법’이나 특정 건강식품을 홍보하는 흔한 건강 서적과 궤를 달리한다. 저자는 의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어떻게 맞아들이고 가꾸어야 하는지 차분하게 짚어준다. 70대의 삶을 살아가는 입장에서 이 책이 무엇보다 반가웠던 이유는, 늙어감을 병들고 쇠퇴하는 비극으로 보지 않고 인생의 자연스러운 한 계절로 바라보게 해준 점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대목은 ‘무병장수’라는 말의 참된 의미다. 병이 전혀 없는 상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찾아온 작은 질환들과 적절히 타협하고 관리하며 일상의 평온을 유지하는 것 또한 무병장수의 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사실 70대가 되면 단 하나의 지병도 없이 완벽하게 깨끗한 몸을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고혈압이나 당뇨, 혹은 관절의 통증 하나쯤은 달고 사는 것이 우리네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저자는 이를 부인하거나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달래가며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제시한다.

또한, 저자는 육체의 건강만큼이나 중요한 것으로 ‘마음의 무병’을 강조한다. 나이가 들수록 찾아오는 고독감, 과거에 대한 미련, 혹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두려움이 오히려 몸의 병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책을 읽는 내내 지난날의 조급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매일의 삶에서 작은 기쁨을 찾아내는 마음가짐이 곧 최고의 보약임을 깨닫게 되었다. 밥 한 끼를 온전히 즐기고,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말을 나누며, 가벼운 산책으로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하루하루가 쌓여 장수로 이어지는 법이다.

실천적인 조언들도 매우 현실적이다. 과유불급이라 하지 않던가. 과도한 운동이나 과한 영양 섭취보다는,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지속 가능한 식습관과 절제된 생활 루틴이 왜 중요한지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책에서 일러준 대로 나의 일상을 돌이켜보니, 의욕만 앞서 무리하게 몸을 쓰거나 불필요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쳤던 날들이 떠올라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인생의 후반전을 지나고 있는 우리 또래에게 건강은 단순히 죽음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고, 남은 나날을 내 의지대로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한 바탕이다. <무병장수의 길>은 바로 그 길을 비춰주는 친절한 등대 같은 책이다.
몸의 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매일을 감사함으로 채워가는 삶. 이 책이 일러준 길을 따라 오늘도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길에 나서본다. 70대라는 나이가 쇠퇴의 기로가 아니라, 삶을 온전히 완성해 가는 가장 깊이 있는 시간임을 다시금 다짐하게 해준 뜻 깊은 독서였다. 나이 듦을 고민하는 동년배들에게 꼭 한 번 권하고 싶은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