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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
바오쿤 지음, 하은지 옮김 / 지니의서재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평생을 살며 참 많은 세상의 변화를 목격했다. 흑백텔레비전이 처음 거실 한구석을 차지했을 때의 놀라움, 둔탁한 컴퓨터 키보드를 처음 두드리던 어색함, 그리고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으로 온 세상과 연결되던 순간까지. 돌이켜보면 기술은 늘 우리의 삶 속으로 소리 없이 들어와 일상을 거침없이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최근 들려오는 ‘인공지능(AI)’과 ‘초지능’이라는 단어는 지나온 그 어떤 변화보다 무게감이 다르다. 바오쿤의 <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은 그 거대한 기술적 거품 속에서 중심을 잡고 세상 바라보게 하는 귀한 안내서다.

책은 단순히 AI가 얼마나 대단한지, 앞으로 세상이 얼마나 편리해질지 따위의 상투적인 찬사를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기술이 인류의 삶과 사회 구조를 어떻게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지, 그리고 그 폭풍 속에서 인간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냉철하게 짚어낸다. 70대의 눈으로 본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바로 ‘기술’ 이야기로 시작해 결국 ‘인간의 삶과 윤리’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아온 시대는 노력과 경험, 그리고 숙련된 노동이 삶의 가치를 증명하던 때였다. 그러나 초지능 시대는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주체의 등장을 의미한다. 책을 읽다 보면 과연 인간이 쌓아온 경험과 지혜가 AI의 계산 능력 앞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회의가 들기도 한다. 젊은 세대가 느낄 직업적 위기감과 정체성의 혼란이 남 일 같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다.

하지만 저자는 기술을 단순히 두려움의 대상이나 단순한 배척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AI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교양으로서 받아들여 스스로의 주도권을 지킬 것인가를 담담하게 설득한다. 책 속에서 강조하는 AI 교양이란, 기술의 작동 원리를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다. 기술이 가져올 변화의 결을 읽어내고,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며, 기술이 침범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힘을 의미한다.

늙어간다는 것은 세상의 변화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디지털 기기 앞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또래들을 볼 때마다 씁쓸함도 든다. 그러나 이 책은 70대의 삶 역시 초지능 시대의 중요한 통찰자가 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이 고도로 발전할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것은 ‘공감’, ‘통찰’, ‘공동체적 윤리’, 그리고 ‘삶의 품격’이기 때문이다. AI는 엄청난 데이터를 학습해 정답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타인의 고통에 눈물짓거나 삶의 허무를 딛고 일어서는 인내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세월을 거치며 쌓아온 삶의 지혜는 초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인간의 영역이다.
<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은 젊은이들에게는 다가올 시대를 헤쳐 나갈 지혜로운 지도가 되어주고, 나이 든 이들에게는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고 세대 간의 간극을 줄여주는 다리가 되어준다. 책장을 덮으며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된다. 기술에 압도당해 지레 겁먹거나 외면하기보다,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아야겠다고. 초지능이라는 낯선 파도가 몰려와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삶의 깊이를 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시대에서도 담대하게 생존하고 자존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