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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전쟁 - 인생 2막, 재취업 성공을 여는 일곱 가지 열쇠
구자익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평생을 살아오며 일터와 가정에서 짊어졌던 수많은 짐을 내려놓은 지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다. 현직에서 물러나 정년이라는 단어를 마주했을 때만 해도, 그것이 오랜 노고에 대한 정당한 휴식이자 인생의 마침표라 여겼다. 그러나 70대라는 언덕에 올라서서 되돌아본 인생 2막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청년 시절 못지않게 치열하고, 때로는 훨씬 더 가혹하게 다가오는 것이 바로 은퇴 이후의 삶이다. 구자익의 <재취업 전쟁>은 이처럼 노동의 현장에서 밀려났거나 새로운 출발선에 서고자 애쓰는 고령자들에게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철한 조언을 건네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어떻게 하면 취업 문턱을 넘을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인 팁만을 열거하지 않는다. 저자는 ‘전쟁’이라는 다소 과격한 단어를 제목에 내걸 만큼, 은퇴 후 노동 시장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여과 없이 포착해 낸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세월이 준 경험과 경륜만을 믿고 시장에 나섰다가는 씁쓸한 고배를 마시기 십상이다. 시장은 과거의 화려했던 직함이나 명예를 기억해주지 않으며, 오직 ‘지금 이 순간 이 일터에서 무엇을 해낼 수 있는가’만을 묻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지난날의 내 모습을 돌아보며, 어설픈 자존심과 고집이 얼마나 삶을 경직되게 만들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저자가 강조하는 재취업의 핵심은 자기 객관화와 내려놓음이다. 평생 쌓아온 지식과 사회적 지위는 물러나는 순간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된다. 70대의 나이에 다시 일터로 나가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것은 바로 ‘내가 예전에 무슨 일을 했던 사람인가’ 하는 과거형 사고방식이다. 저자는 현재 나의 건강 상태, 시시각각 변하는 노동 환경,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노동의 형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서 비로소 재취업의 진짜 시작점이 마련된다고 말한다. 이는 비단 일을 구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노년의 삶 전반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품어야 할 경건한 자세다.

특히 가슴에 와 닿았던 대목은 일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다. 젊은 시절의 노동이 생계유지와 신분 상승, 혹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치열한 투쟁이었다면, 인생 후반부의 노동은 삶의 리듬을 유지하고 사회와 연결고리를 놓지 않기 위한 숭고한 소통이다. 급여의 많고 적음이나 일의 귀천을 떠나,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있고 내 손길을 필요로 하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삶에 얼마나 큰 생기를 불어넣는지 잘 알고 있다. 저자는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되,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역할에서 보람을 찾는 것이야말로 이 냉혹한 ‘재취업 전쟁’에서 승리하는 진정한 비결이라고 일깨워준다.

또한 책은 재취업을 준비하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인식 변화를 촉구한다. 70대는 더 이상 뒷방 늙은이로 물러나 안주하는 나이가 아니다. 여전히 신체적으로 건재하고, 세월이 준 지혜와 끈기를 갖춘 귀중한 인적 자원이다. 다만 새로운 기술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는 겸손한 태도가 전제되어야만 그 가치가 비로소 빛을 발한다. 타인과의 소통에서 고집을 버리고, 젊은 세대의 방식을 이해하며, 새로운 배움에 주저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조언은 늙어감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재취업 전쟁>은 단순히 일자리를 구하는 안내서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의 주인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따뜻한 격려이자 엄중한 권고다. 인생의 후반전에서 길을 잃고 자존감에 상처 입은 이들, 혹은 다시 한 번 일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은 동년배들에게 이 책은 실질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비록 나이는 들었을지언정 나만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 정직하게 땀 흘리겠다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가장 존엄하게 채우는 비결임을 일깨워주는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