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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좋아지는 자존감 대화법 - 말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대화 기술
임세화 지음 / 밀크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평생을 살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젊은 시절에는 관계가 일의 성패를 갈랐고, 장년기에는 가정을 지키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울타리가 되었다. 이제 인생의 후반부에 들어서니, 관계라는 것은 거창한 성공이나 명예보다 매일 나누는 소소한 대화 속에 그 진가가 담겨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말’처럼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내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는지, 혹은 내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오해를 쌓았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임세화 작가의 <관계가 좋아지는 자존감 대화법>은 바로 이러한 삶의 궤적 속에서 ‘어떻게 타인과 온전하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던져준 책이다.

이 책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좋은 대화의 출발점은 상대를 변화시키는 테크닉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바로 세우는 ‘자존감’에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타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기 위해 상대의 기분을 맞추거나 참아내는 것을 덕목으로 여긴다. 나 역시 젊은 날에는 남을 배려한다는 핑계로 내 속마음을 억누르거나, 때로는 내 고집을 원숙함으로 착각해 상대를 가르치려 들곤 했다. 그러나 저자는 진정한 자존감 대화법이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것을 건강하게 표현하며, 타인과의 사이에 합리적인 경계를 세우는 일이라고 말한다.

책 속에서 유독 마음을 끌었던 대목은 내면의 자존감이 단단할 때 비로소 타인의 비난이나 오해에도 흔들리지 않고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 서운함이 늘고 잔소리가 많아지기 쉽다. 이는 대개 스스로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거나 감정의 응어리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저자는 이러한 오해와 상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나를 주어로 삼는 대화법(I-Message)’과 자신의 진짜 욕구를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감정을 폭발시키지도, 반대로 무작정 참지도 않으면서 내 마음을 품위 있게 전달하는 법은 비단 젊은 세대뿐 아니라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실천적인 지혜가 된다.

노년의 관계는 수량의 문제가 아니라 ‘깊이와 평온함’의 문제다. 배우자나 자식, 그리고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이웃과의 관계에서 자존감을 바탕으로 한 대화는 삶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내 언어 습관을 조용히 반성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기보다 내 경험을 먼저 내세우지는 않았는지, 다정한 말 한마디 대신 퉁명스러운 어조로 진심을 가리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관계가 좋아지는 자존감 대화법>은 대화의 기술을 넘어서 스스로를 사랑하고 타인을 대등하게 존중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삶의 지혜가 쌓이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 지혜가 빛을 발하려면 따뜻하고 다정한 언어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내 마음을 온전히 지키면서도 주변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인생의 후반전에서 다정한 관계의 결실을 맺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다정한 말 한마디가 내 삶을 지탱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준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