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이기는 아이의 힘
한상혁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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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세기 가까운 세월을 살아오며 세상이 바뀌는 모습을 숱하게 보아왔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보릿고개를 넘기던 시절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속도는 늘 인간의 상상력을 앞질렀다. 그런데 최근 마주한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는 70대의 노년이 보기에도 자못 두렵고 생경하다. 인간보다 똑똑한 기계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의사결정까지 대신하는 시대,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인가. 한상혁의 <AI를 이기는 아이의 힘>은 기술의 속도에 압도되어 갈팡질팡하는 이 시대의 부모와 기성세대에게 묵직한 이정표를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의 핵심은 명확하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 인간성을 길러야 아이가 미래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계와 지식 경쟁을 벌이는 것은 미련한 짓이며, 이제는 질문하는 능력, 공감하는 능력, 그리고 스스로 사유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젊은 시절 우리는 남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외우고, 더 빨리 정답을 찾아내는 교육을 받았다. 그것이 성공의 유일한 사다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세상은 정답대로만 흘러가지 않았고, 인생의 진짜 위기들은 교과서 밖에서 찾아왔다. 저자의 말대로 기계가 정답을 순식간에 찾아내는 시대라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정답을 선택하고 그것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쓸 것인가를 판단하는 지혜다.

 

70대의 눈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공감했던 대목은 공감과 연대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감정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타인의 아픔에 진심으로 눈물 흘리거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는 없다. 내가 살아온 지난날을 복기해 봐도, 삶을 지탱하고 사회를 움직인 진짜 동력은 똑똑한 머리가 아니라 서로를 보듬는 연대 의식이었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함께 의논하고, 이웃의 슬픔을 내 일처럼 아파하던 공동체의 미덕이야말로 AI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잃지 말아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다. 지식만 가득하고 마음이 차가운 아이는 결국 기계의 대체품으로 전락할 뿐이지만,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할 줄 아는 아이는 기계를 도구로 삼아 세상을 이롭게 할 거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또한, 저자가 강조하는 독서와 사유의 중요성은 노년의 삶에도 여전히 유효한 진리다. 요즘 아이들은 화면 속 짧은 영상과 자극적인 정보에 익숙해져 깊이 생각하는 법을 잊어가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글을 읽고, 그 맥락을 파악하며, 행간에 담긴 의미를 스스로 되새기는 과정이야말로 인간의 뇌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훈련이다. 나이가 들어 서평을 쓰고 책을 읽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활자를 통해 타인의 삶을 간접 경험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은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고유한 정신 활동이다. 미래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화면을 치우고 책장을 넘기며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AI를 이기는 힘의 출발점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백번 옳다.

 

이 책은 단순히 자녀 교육서를 넘어,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학원, 더 높은 점수만을 강요하며 정작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도덕성을 가르치는 데는 소홀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시대일수록, 교육은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책장을 덮으며, 내 손주들과 이 땅의 어린 생명들을 떠올려본다. 기계와의 경쟁에서 지쳐 낙오할까 봐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코딩 기술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함과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다. 70대의 할아버지가 보기에, 미래의 희망은 컴퓨터 칩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과 무한한 상상력 속에 있다. 부모들과 교육 관계자들은 물론, 다음 세대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어른들이 한 번쯤 읽고 우리가 물려줄 진정한 유산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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