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코드 - 당신의 다이어트를 망치는 식욕의 모든 것
제이슨 펑 지음, 최세민 옮김 / 시그마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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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느덧 칠십 고개를 넘어서고 보니, 몸이라는 것이 참으로 정직하면서도 가차 없다는 것을 매일같이 실감한다. 젊은 시절에는 조금 덜 먹고 더 움직이면 금세 제자리를 찾던 몸무게가, 이제는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변의 노인들을 봐도 그렇다. 나이가 들수록 배만 볼록하게 나오는 이른바 나잇살로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때마다 우리는 나이가 드니 식탐만 늘었다라거나 의지가 약해졌다라며 스스로를 책망하곤 했다. 하지만 제이슨 펑의 신작 <헝거코드>는 이러한 우리의 오랜 자책이 얼마나 무지한 것이었는지를 담담하고도 명쾌하게 짚어낸다.

 

저자는 전작 <비만코드>를 통해 비만의 본질이 칼로리의 과다 섭취가 아닌 인슐린이라는 호르몬 시스템의 고장이라는 점을 밝혀내며 현대 의학의 맹점을 찔렀다. 이번에 출간된 후속작 <헝거코드>는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우리의 식탁과 일상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본능인 배고픔의 메커니즘을 해부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큰 위로와 동시에 충격을 받은 지점은 바로 체중 문제가 결코 개인의 의지 부족 탓이 아니라는 대목이다.


 

평생을 살며 우리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공식을 절대 진리처럼 믿어왔다. 하지만 이 낡은 공식은 우리 몸의 복잡한 생리적 작동 원리를 무시한 채, 인간을 단순히 칼로리를 넣고 태우는 기계로만 취급한 결과였다. 늙어가는 몸을 이끌고 억지로 식욕을 참아내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고통일 뿐이다. 이 책은 우리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입에 넣는 진짜 이유가 초가공식품의 유혹, 정서적 허기, 그리고 사회 환경에 의해 길들여진 식습관에 있음을 낱낱이 파헤친다.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정교한 허기의 덫에 우리가 걸려들었을 뿐이라는 지적은, 오랜 세월 건강 관리에 실패하며 패배감을 느꼈을 노년의 독자들에게 깊은 해방감을 준다.

 


칠십 대의 눈으로 바라본 현대인의 식생활은 과잉과 결핍이 기묘하게 뒤섞여 있다. 사방에 먹을거리가 넘쳐나지만, 정작 몸에 이로운 진짜 음식을 찾기는 어렵다. 공장에서 찍어낸 초가공식품들은 우리의 호르몬 체계를 교란하고 가짜 배고픔을 만들어내며, 외로움이나 쓸쓸함 같은 정서적 결핍은 입이 심심하다는 핑계로 과식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러한 식욕의 근원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생리적 메커니즘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억지로 굶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몸이 진정한 포만감을 느끼는지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책은 단순히 살을 빼는 기술을 알려주는 다이어트 서적이 아니다. 평생을 살아온 나의 몸을 어떻게 존중하고, 남은 생을 어떻게 건강하고 품위 있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주는 건강 인문학에 가깝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내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젊은 시절보다 더 지혜롭게 몸과 소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헝거코드>가 제시하는 새로운 접근법은 낡은 통념에서 벗어나 내 몸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준다. 오랜만에 만난 베스트셀러 <비만코드>의 개정판과 함께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내 몸을 괴롭히던 허기의 실체가 비로소 명확히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노년의 삶을 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가꾸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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