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브레인
박주원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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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고개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격동의 산업화 시대를 거쳐 정보화 시대의 도래를 목도했고, 이제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일상의 문턱을 넘어 우리 삶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돌이켜보면 평생 동안 들어온 가장 익숙한 미덕은 근면과 성실이었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것만이 생존과 번영의 유일한 길이라 믿었고, 실제로 우리 세대는 그렇게 세상을 일구었다. 그러나 박주원의 <자이언트 브레인>은 이러한 오랜 믿음에 묵직한 균열을 내며 시작한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저자의 일갈은 평생을 성실함 하나로 버텨온 노년의 가슴에 서늘하면서도 강렬한 울림을 준다.

 

저자는 회사원과 1인 사업자라는 두 개의 치열한 세계를 모두 통과한 인물이다. 조직의 답답함과 홀로서기의 외로움을 온몸으로 겪어낸 그의 이력은 이 책에 실린 문장 하나하나에 단단한 무게감을 더한다. 혼자서 카피를 쓰고 광고를 만들며 고군분투하던 그가 AI라는 존재를 만나 7년 동안 해오던 일들을 단숨에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저자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기간에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낸 비결 역시, 거창한 담론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절박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정성 덕분일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AI를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위협적인 존재나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나의 능력을 무한히 확장해 줄 두 번째 뇌이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도와줄 든든한 동반자로 정의한다. 18세기 산업혁명기 기계의 등장에 두려움을 느낀 이들이 기계를 부수었던 러다이트 운동을 떠올려본다. 거대한 기술의 흐름을 거스르려 했던 이들은 결국 도태되었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흐르는 강물을 손바닥으로 막으려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파도에 휩쓸릴 것인가, 아니면 그 파도 위에 올라타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것인가라는 주체적 선택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AI 활용법과 30선의 프롬프트, 학습 로드맵을 읽어 내려가며, 이 기술이 단순히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깨닫는다. 비록 젊은 세대처럼 손가락이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고 새로운 도구가 낯설지라도, AI를 다루는 핵심은 결국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있다.

 

역설적이게도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사고력지혜. 좋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깊은 성찰과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는 통찰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삶의 궤적을 길게 그려온 노년의 경험은 AI라는 거인의 뇌를 움직이는 훌륭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비록 현직에서 물러난 은퇴자라 할지라도, 자신이 평생 쌓아온 지식과 지혜를 AI라는 돋보기를 통해 세상에 다시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직장인과 창업가를 위한 실용 지침서를 넘어, 급변하는 시대를 마주한 인간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저자가 전하는 거인의 사고방식은 두려움을 버리고 당당하게 새로움을 수용하는 유연함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새로운 문을 닫아거는 과정이 아니라,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품어 안는 과정이어야 한다. AI라는 거대한 도구를 내 손안의 무기로 길들이는 일, 그것은 다가올 미래를 불안해하는 대신 인간다움의 가치를 더욱 확장해 나가는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다. 늙어가는 뇌에 안주하지 않고, 또 하나의 거대한 뇌를 가질 수 있다는 설렘을 안겨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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