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앞당기는 AI 업무 활용 루틴 - 챗GPT,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릴리스AI, 냅킨, 감마, Flow, Veo로 완성하는
오언주 지음 / 시대인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 일흔을 넘기고 나면 세상의 빠른 변화는 기대감보다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 언론에서 하루가 멀다고 떠들어대는 ‘AI(인공지능)’라는 단어는 나와 같은 노년층에게는 마치 닿을 수 없는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겨우 익숙해졌나 싶었더니 이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세상을 바꾼다고 하니, 은근히 소외감마저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우연히 접한 오언주 저자의 <퇴근을 앞당기는 AI 업무 활용 루틴>은 그 막연한 장벽을 허물어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12년 차 마케터의 실무 노하우를 담은 AI 활용 입문서다. 제목만 보면 매일 정시 퇴근을 갈망하는 젊은 직장인들만을 위한 책 같지만, 찬찬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조직을 관리하거나 사회 활동을 이어가는 노년의 리더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저자는 복잡한 기술적 이론을 늘어놓는 대신, GPT를 비롯해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등 다양한 AI 도구를 실제 업무에 어떻게 부려먹을 수 있는지 지극히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AI를 대하는 저자의 태도다. 저자는 AI를 거창한 혁신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업무 루틴을 개선해 주는 똑똑한 비서로 정의한다. 이 지점이 나에게 큰 위안을 주었다. 생각해보면 나이가 들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기획력이나 통찰력이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해 줄 문서 작성이나 데이터 정리 같은 손 발의 속도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경험과 아이디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이를 깔끔한 기획서나 보고서로 정리해 내는 과정에서 늘 시간과 체력의 한계를 느끼곤 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회의록 정리나 엑셀 자동화, PPT 제작 등의 기술은 바로 그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준다. 릴리스AI나 냅킨AI 같은 생소한 도구들이 장황한 자료를 순식간에 요약하고 시각화해 주는 모습을 책을 통해 따라가다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수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복잡한 논쟁이나 데이터를 단 몇 분 만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는 AI의 능력은 탐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기술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따라 하기쉬운 구조로 되어 있어 나 같은 노년의 독자도 덜컥 겁부터 먹지 않게 도와준다. 명령어(프롬프트)를 어떻게 입력해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 상세히 안내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친절함이 돋보인다. AI라는 낯선 비서에게 말을 거는 정확한 방법을 배우고 나니, 젊은 세대와의 소통만큼이나 어렵게 느껴졌던 기계와의 소통도 결국 명확한 문답의 과정일 뿐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은퇴를 했다고 해서 삶의 현역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사회에서 작은 직책을 맡아 봉사하거나, 평생 쌓아온 지혜를 글로 남기는 등 노년의 삶 역시 끊임없는 기획과 생산의 연속이다.

 

이 책은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퇴근을 앞당기는 무기이겠지만, 나 같은 70대에게는 사유의 속도를 기술이 따라잡게 해주는 지팡이와 같다. 거칠고 반복적인 아날로그식 수고를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오직 깊이 있는 사색과 결정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다시금 실감한다. 낯선 영어 단어와 기술 이름들에 처음에는 눈이 침침해질지언정, 한 장 한 장 따라 하다 보면 세상이 참 편리해졌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변화하는 시대를 원망하거나 멀리하기보다, 그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 남은 생을 더욱 효율적이고 가치 있게 가꾸고 싶은 동년배들에게 이 유용한 지침서를 기꺼이 권하고 싶다. 조용히 컴퓨터를 켜고, 책에 적힌 대로 첫 번째 명령어를 입력해 볼 준비를 시작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