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기술 - 성공은 내가 던진 질문에서 시작된다
야마구치 다쿠로 지음, 김수경 옮김 / 레몬한스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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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고개를 넘어서니 세상의 소음은 더 커졌고, 알아야 할 것은 오히려 더 많아진 듯하다. 손자뻘 되는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을 숨 쉬듯 다루고, 세상은 지식이 넘쳐나다 못해 홍수를 이룬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역설적이게도 그 많은 정보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이 태반이다. 젊은 날 직장에서 보고를 하거나 사람들과 협상을 할 때 대화가 겉돌았던 기억, 상대의 속내를 읽지 못해 씁쓸하게 돌아서야 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때는 내가 아는 것이 부족해서, 혹은 말재주가 없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야마구치 다쿠로의 <질문의 기술>을 읽으며 비로소 깨달았다. 문제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내가 던진 질문의 밀도였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은 정보가 넘쳐나고 도구가 강력해진 시대일수록 성과의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를 질문력에서 찾는다. 무엇을 아는가보다 무엇을 어떻게 묻는가가 한 사람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좌우한다는 저자의 지적은 뼈대가 깊다. 요즘 세간의 화제인 AI 프롬프트 앞에만 서면 막막해지는 이유도 본질은 같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하고 영리한 기계를 눈앞에 두고도, 정작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묻지 못하니 기계는 그저 뻔하고 건조한 대답만 뱉어낼 뿐이다. 결국 같은 도구를 쥐고도 다른 결과를 내는 것은 질문이라는 열쇠를 어떻게 깎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저자는 일본에서 3,800건이 넘는 인터뷰를 수행하며 질문의 본질을 연구해온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책에 담긴 조언들은 허황된 이론에 그치지 않고 지극히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다. 비즈니스 현장의 보고와 협상, 영업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대화와 자기 점검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반을 관통하는 질문의 원리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질문이란 단순히 상대방에게 정보를 캐묻는 행위가 아니라 내 머릿속의 엉킨 실타래를 풀고 상대의 마음을 여는 고도의 심리적 대화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돌이켜보면 칠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들은 대개 질문하지 않고 지레짐작으로 결론을 내렸을 때였다. 자식의 마음을 다 안다고 착각해 섣부른 훈계를 던졌을 때나, 오랜 친구의 침묵을 오해해 관계를 서먹하게 만들었던 기억들이 그렇다. 만약 그때 네 생각은 어떠니?” 혹은 요즘 마음에 무슨 짐이 있니?”라는 다정한 질문 한마디를 먼저 던졌더라면 삶의 무수한 모퉁이들이 조금 더 부드럽게 꺾이지 않았을까. 이 책은 중장년의 독자에게도 과거를 성찰하고 남은 생의 관계를 다듬을 수 있는 훌륭한 거울이 되어준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질문이 곧 의사결정의 도구라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선택 앞에 주저하게 되고, 판단력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다. 저자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을 바꾸면 생각의 경로가 달라지고, 마침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일 때 내가 지금 진짜로 걱정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거나 이 상황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무엇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정교한 질문을 던지는 버릇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노년의 삶은 훨씬 단단해질 수 있다.

 

이 책은 비단 직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젊은이들만을 위한 지침서가 아니다. GPT라는 낯선 도구 앞에서 주춤거리는 노년의 초보자에게는 당당하게 기계를 부릴 수 있는 용기를 주고, 평생 동안 사람 상대하는 법을 다 배워왔다고 자만하는 이들에게는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준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좋은 질문은 늙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말은 줄이고 질문은 늘려야 한다는 삶의 격언을, 이 책은 가장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언어로 증명해낸다. 품격 있는 노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그리고 세상과 더 깊이 소통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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