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 부 기념 개정판)
김민성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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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만사 뜻대로 되지 않는 것투성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 칠십 평생을 살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한때는 뜨거웠던 인연이 사소한 말 한마디로 차디차게 식어버리는 것을 보았고, 반대로 기대하지 않았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평생의 동반자를 얻기도 했다. 김민성의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를 읽으며, 지나온 삶의 궤적 속에서 내가 남긴 말들의 흔적을 가만히 되짚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CJ ENM 쇼호스트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치열하게 다듬은 소통의 기술을 전한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히 붉은 입술로 상대를 현혹하는 화술 책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말의 기술보다 마음을 여는 태도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쇼호스트라는 직업은 단지 물건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타인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사람이다. 저자가 축적한 말투와 심리의 관계에 대한 통찰은, 은퇴 후 관계의 폭은 좁아졌으나 그 깊이는 더 묵직해진 우리 노년의 삶에도 매섭게 와닿는다.

 

젊은 시절에는 목소리 크고 논리 정연하게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 이기는 대화라고 믿었다. 내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날카로운 말을 무기처럼 휘두르기도 했다. 그러나 노년에 이르러 깨닫는 것은, 백 마디의 유창한 변명보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부드러운 어조 하나가 훨씬 강력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로 소중한 사람을 잃기도 하고, 반대로 짧은 한 문장 덕분에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도 한다.”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 문장은 내 삶의 목격담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주변 사람들은 나의 지식이나 사회적 성취보다, 내가 그들을 대하는 말투에서 인품을 읽는다. 묵직하고 권위적인 말투는 주변 사람을 떠나보내지만, 따뜻하고 경청하는 말투는 늘 곁에 좋은 인연이 머물게 한다. 책에 담긴 구체적인 사례들은 내가 무심코 아내에게, 혹은 오랜 친구에게 상처를 주었던 순간들을 거울처럼 비추어주었다.

 

이번 개정판에 추가되었다는 아이의 자존감을 세우는 소통법은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세대에게 자녀나 손주와의 소통은 새로운 숙제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훈계가 아이들과의 벽을 만든다는 것을 알면서도, 입을 열면 잔소리가 먼저 나가곤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현실적인 소통법은 다음 세대와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깊은 유대감을 쌓는 지혜를 빌려준다. 아이의 기를 죽이는 지적이 아니라, 자존감을 세워주는 격려의 말투야말로 어른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말투를 바꾸는 순간, 관계가 바뀌고 인생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말을 곱씹어본다. 흔히 70대가 되면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굳어진 습관과 살아온 고집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인생의 황혼기야말로 나의 분위기를 완성해야 하는 시기다. 거칠고 날 선 말투 대신 편안하고 호감 가는 말투를 연습하는 것은, 내 남은 생을 아름답게 가꾸는 가장 품격 있는 노력이다.

 

이 책은 단순히 젊은이들의 비즈니스 현장만을 위한 지침서가 아니다.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더 깊이 교감하고, 나이 듦의 멋을 언어에 담아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나이를 불문하고 현실적인 변화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나 역시 오늘부터 곁에 있는 아내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의 온도부터 바꾸어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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