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러도 괜찮은,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질문들 - 단단한 질문이 태도를 만드는 한 문장 필사
인향만리 지음 / 하늘아래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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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월을 겹겹이 쌓아 70대의 고개에 올라서고 보니, 지나온 날들이 마치 한 편의 짧은 이야기처럼 선명하면서도 아득하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봄날이었던 청소년기는 늘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흐릿하고 불안했다.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밤을 지새우던 날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당장 눈앞에 들이밀어질 명쾌한 정답만을 갈구했다. 그러나 백발이 성성해진 지금에 와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인생에는 애초에 단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를 진정으로 자라게 한 것은 삶의 고비마다 스스로에게 던졌던 치열한 질문들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인향만리 저자의 <서툴러도 괜찮은,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질문들>을 읽으며 가슴 한구석이 따스해지면서도 먹먹해진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책은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숨 가쁘게 달리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를 잃어버리기 쉬운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다정한 길동무가 되어준다. 저자는 조급하게 답을 내려주려 하지 않는다. 대신 서툴러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와 함께, 내면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는 깊이 있는 질문들을 가만히 건넨다.

 

요즘 젊은 세대나 청소년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들 때가 많다. 우리 세대가 겪었던 물질적 빈곤과는 또 다른, 극심한 비교와 경쟁의 쇠창살 속에 갇혀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화면 속 타인의 화려한 일상과 자신을 비교하며 끊임없이 흔들리고, 세상이 요구하는 모범답안을 쓰기 위해 정작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시간조차 빼앗긴 채 살아간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멈춤표를 찍어준다. 성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고민과 감정, 인간관계와 선택의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이끈다. 책에 담긴 명언들과 마음을 정돈해 주는 질문들은 일종의 나침반과 같다.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불어 배가 흔들릴 때, 닻을 내리듯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내면의 중심을 잡도록 돕는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다운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그 시간들이야말로, 한 인간으로서의 인성과 품격이 싹트는 고귀한 순간이다.

 

특히 이 책이 필사서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반갑고 깊이 와닿았다. 평생 글을 읽고 써온 이로서, 손끝으로 글자를 꾹꾹 눌러쓰는 행위가 가진 힘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단순히 눈으로 읽고 지나치는 문장은 머리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지만, 손으로 받아 적는 문장은 가슴 깊이 내려앉아 삶의 거름이 된다.

 

좋은 명언을 필사하고 저자가 던지는 단단한 질문에 스스로 답을 적어 내려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온전한 자기 성찰의 시간이다. 그 서툰 기록들이 쌓여 훗날 인생의 모진 바람이 불어올 때 자신을 지켜주는 단단한 성벽이 될 것이다. 청소년기라는 시기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것이 당연하다. 서툴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나만의 단단한 삶을 만들어가기 위한 아름다운 특권이다.

 

이 책은 비단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곁을 지키는 부모나 교사, 그리고 나 같은 노년의 세대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 답이다라며 앞장서 지시하는 훈수가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질문을 품고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주는 인내와 지지라는 것을 다시금 배우게 된다.

 

인생의 겨울 길목에 서서 봄날의 초입에 선 그대들에게 이 책을 건네며 말해주고 싶다. 당장 정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말아라. 지금 그대들이 품고 있는 그 수많은 흔들림과 고민, 그리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이야말로 그대들의 삶을 가장 나답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물이다. 서툴러도 괜찮으니, 멈추지 말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그대만의 빛나는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기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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