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사용설명서 - 내 집 마련 이후 돈 걱정 없는 인생을 완성하는 절세·복리 포트폴리오
라떼비버(임은정) 지음 / 여의도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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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면 세상 모든 일이 내 손을 떠나가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기 쉽다. 자식들은 장성해 저마다의 가정을 꾸렸고, 수십 년간 일터에서 쥐고 있던 현역의 명함도 빛바랜 지 오래다. 남은 것은 오직 어떻게 품위 있게 인생의 막을 내릴 것인가라는 묵직한 숙제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저마다 노후 대책을 세운다며 분주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똘똘한 집 한 채에 모든 것을 걸고 자식 교육과 은퇴 자금을 동시에 해결하려던 동년배들, 혹은 은퇴 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현금흐름을 꿈꾸며 상가나 오피스텔 임대사업에 뛰어들었던 지인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은 그들의 기대와 사뭇 달랐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공실 우려 속에서 평생 월급은커녕 관리비와 세금 폭탄에 시름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게다가 고갈론이라는 해묵은 괴담으로 늘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국민연금까지 더해지면, 노후의 삶은 늘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이러한 시점에 접한 라떼비버(임은정)<연금 사용설명서>는 은퇴의 종착역에 이미 도달했거나 그 길목에 서 있는 이들에게 단순한 투자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지도책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노후의 안정을 위해 당장의 행복과 여유를 유예하라고 으름장 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시중의 재테크 서적들은 지금 덜 쓰고 더 아껴서 미래를 준비하라며 현재의 삶을 옥죄기 일쑤다. 그러나 저자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이든, 은퇴를 목전에 둔 4050세대이든 각자의 형편에 맞춘 현실적이고 슬기로운 연금 설계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나직이 위로하며 길을 제시한다.

 

이미 70대에 접어든 나의 관점에서 이 책은 어떻게 모을 것인가보다 어떻게 지키고 현명하게 꺼내 쓸 것인가에 대한 훌륭한 해답을 준다. 만능 절세 통장이라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남들 따라 만들기만 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과오를 짚어주고, 세금은 줄이면서 수익률은 방어하는 구체적인 수령 전략을 조목조목 일러준다.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왔음에도 복잡한 세법과 금융 제도 앞에서 작아지기만 하던 노년의 독자들에게 이보다 명쾌한 설명서는 없을 것이다.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고 내 존엄을 스스로 지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세대가 바라는 진짜 노후의 모습이다. 저자가 말하는 연금의 본질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 자신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일이다. 제도적 불신과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갈팡질팡하던 마음이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며 비로소 차분하게 가라앉음을 느낀다.

 

인생의 뒤안길에서 돌이켜보건대, 가장 현명한 투자는 결국 내 삶을 흔들림 없이 지탱해 줄 단단한 버팀목을 만드는 일이었다. <연금 사용설명서>는 불안한 미래를 온전히 내 손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하는 자녀 세대에게는 미리 준비하는 지혜를, 그리고 나와 같은 노년의 동반자들에게는 이미 가진 자산을 가장 가치 있게 쓸 수 있도록 선물하는 책이다. 막연한 답답함으로 가슴 한구석이 무거웠던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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